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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아름 Nov 22. 2023

왜 눈사람을 만들었을까?

그대 사랑덩이, 인생아!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사랑한다. 사랑이 깊은 만큼 생각만큼 자신의 행함이나 결과가 따르지 않을 때 미워지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말이다. 급강하는 기온으로 가을의 끝과 겨울의 초입이 고리처럼 엮여 시간이 23년 끝과 24년의 시작을 연결하고 있다. 상점에는 각종 성탄트리와 장식품이 매장 입구를 차지하고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진열된 물품으로 계절을 느끼고 때를 느낀다. 


작은 조명등을 가슴과 어깨에 달고 있는 눈사람, 옷을 입은 눈사람, 풍선형 눈사람 등 따뜻한 겨울과 축복된 성탄을 알리고 있다. 세상은 전쟁으로 시끄럽고 뉴스엔 가슴 훈훈한 이야기 한 편 찾아보기 어려운 그야말로 난국을 살고 있다. 언제부터 사람은 눈사람을 만들었을까? 하필이면 많고 많은 형상 중에 왜 사람을 만들었을까? 그것은 어쩌면 자기애에서 나오는 본능적인 행동은 아닐까?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눈사람일까?

멍하니 앉아서 동그라미를 그리다가도 눈, 코, 입을 그려 넣고 사자, 호랑이 등 동물을 그려도 사람처럼 눈코입, 그리고 눈썹까지 예쁘게 그려 넣는다.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말이다. 아이가 태어나 부모를 쏙 빼닮으면 그리도 좋아한다. 그래서 아이를 또 다른 분신이라고도 하는지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인간을 창조한 신은 인간을 너무도 사랑해서 그의 형상으로 빚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 깊을수록 닮기 원하고 닮아간다. 신이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이 신을 사랑하는 것은 우리가 인지하든 인지하지 않든 우리 안에 내재된 사랑이다. 그러니 지구에서 사람만큼 아름다운 존재도 없는 것이다. 


방안에 들일 수 있는 눈사람을 만들어 옷을 입히고, 불을 켜주고 하는 모든 행함들이 결국은 자신, 그리고 사람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됐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사랑체로 창조된 인간이, 그리고 사랑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이렇게 아름다운 인간이 모여서 만들어가는 세상이 평온하지만은 않은 것은 왜일까?



일그러진 사랑일까?

회사에서 기피대상 1호인 직원으로 인해 컴플레인을 받았다.  그는 곶감처럼 보기에 좋은 일만 골라서 지능적으로 한다. 1시간이면 될 일을 일주일씩 늘려서 하기도 하고, 온갖 불평불만으로 그와 일하는 직원들이 스트레스에 병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기만 한다면 돌변해서 곶감 빼먹듯 전심을 다해 일을 한다. 그것으로 실적으로 포장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과 희생을 발판 삼아 여유롭게 즐기며 산다. 내부 직원에게뿐만 아니라 외부 협력업체에게도 못되기는 매 한 가지다. 문제를 일으켜도 별 조치가 없으니 그와 같은 부서에 속한 직원들은 모두 지옥불의 고통을 받는다. 조금이라도 일이 엮이면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악랄하게 하니 아예 혼자 하는 일을 배정해주긴 하지만, 그래도 혼자 똑 떨어져 하는 일이 드물다. 일의 양은 가장 적으나 일부러 일의 양을 많게 보이게 해서 각종 초과근무를 해서 수당과 보상휴가 등은 알차게 챙겨간다. 그러니 가장 많이 놀고 가장 적게 일하며, 가장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바로 그다. 



사랑덩이로 태어난 인간사랑만 하기에도 부족한 삶인 것을

사람이 아무 의도 없이 무언가를 그리거나 만들면 사람 얼굴을 그리고 빚는데, 그에게 사람이란 존재는 무엇일까 생각이 든다. 그에게도 아내가 있단다. 직원들은 그가 그의 아내에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쇼크를 받았다. 그렇게 못되게 구는 그가 자신의 아내 앞에서는 너무도 정상적인 사람이어서 말이다. 사랑덩어리로 태어난 인간이 왜 그렇게 못나게 살고 있는 것인지 마음이 사실 답답하다. 


조치없이 고스란히 직원들의 희생으로 남겨놓고는  그저 감당하라고만 하는 회사도 참 문제다. 인생 안에 내재된 사랑이 고장난 것일까? 아니면 뒤틀린 잘못된 자기애 때문일까?

알큰하게 술에 취해 좀 잘하라고 말을 하면 멋쩍어하며 알겠다고 하면서도 다음날이면 도루묵이다. 추울수록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모두가 더 사랑하며 이 남은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가슴에서 불을 뿜는 눈사람이 말하는듯하다.


“함께 사랑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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