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인 없는 편지, 그 열여섯 번째 이야기
지금, 어려운 날들을 견뎌 내는 사람이 있을까?
어떤 말도, 어떤 단어도 우리를 위로하지 못하는 순간에. 나는 '볕 들 날이 올 거야-' 하고 얘기하곤 해.
삶이 항상 행복하리란 법이 어딨니. 어떻게 기분 좋은 날들만 가득하겠니. 노력해도 안 되는 순간이 있어. 그럴 땐 하늘을 올려다 봐. 숨을 크게 쉬어. 이 밤이 지나면 해 뜰 날이 온다고. 그렇게 마음에 대고 소리쳐.
있지, 나는 그랬어. 언제나 미래를 떠올리는 게 두려웠어. 그 때문에 항상 조급했어. 빠르게 자릴 잡아야 해. 더 많은 수입을 올려야 해. 서른 안에는 성과를 보여야 해. 내가 생각하는 불안한 미래들이 현실에서 구현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했어.
그러면서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와 맞서 싸우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이제는 달라. 나는 더 이상 미래를 떠올리며 불안해하지 않아. 내 두 발로 서서, 두 눈으로 현재를 바라보고 살아. 내 눈에는 희망적인 미래가 보여. 좋은 차나, 좋은 집, 좋은 옷. 그런 것들 말고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잔뜩 채워진 미래가 보여.
내가, 당신이, 우리가. 어려운 날들을 견뎌 내고, 행복한 엔딩을 보았으면 좋겠어.
함께 나아가자, 미래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