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그래도 괜찮다.

by 흔들리는 민들레








쿠션 커버에 솜을 채워 넣고 라벤더 향기가 나는 작은 주머니를 함께 넣으니 제법 쓸만해 보이는 쿠션이 완성됐다.



/ 와~ 이거 괜찮네~~ 이쁘다~



허브를 테마로 만들어진 그곳은 각종 허브제품들이 판매 중이었고, 어떤 곳은 옛날 가게들을 그대로 재현해 전시 중이었다.

엄마들은 맨얼굴과 트레이닝복이 아닌 뽀얀 화장에 하늘거리는 스커트를 입기도 했고, 평소 입지 않던 짧은 반바지를 입기도 했다. 빨간 입술들엔 설렘이 머리 위에 얹은 선글라스에는 예쁨이

묻어있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주최한 학부모 연수 프로그램은 엄마들이 아침 일찍 모여 관광버스에 올라면서 시작되었다. 그녀들은 버스에서 과일과 과자를 나눠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라벤더 품은 쿠션 만들기였고 두 번째 프로그램은 자유관광(?)이었다. 엄마들은 삼삼오오 각종 허브제품들을 구경 다녔다. 허브차, 허브 잎으로 장식한 장식품들, 허브로 만든 빵, 허브의 향이 함유된 향수들...


/ 어? 이거 옛날 남자 친구가 쓰던 향수 냄새랑 똑같아!

/ 으이그~ 아직도 못 잊었네, 이제 그만 잊어~~



그녀들의 음소리가 슬처럼 여기저기로 굴러갔다.











어린 시절에 자주 가던 문구점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다. 쫀드기, 어발, 달고나 같은 불량식품들이 옛날 모습 그대로 전시되어있었고 구입할 수도 있었다. 스프링, 요요, 물총, 옛날에 많이 쓰던 플라스틱 네모 필통, 네모 가방이 반가워 저마다 탄성을 자아냈다.



/ 자, 목마르니까 막걸리들 한잔씩 합시다!



시원한 그늘 아래서 그녀들은 차가운 막걸리와 김치전을 먹었다.

늘만큼은 누구의 엄마도 아내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하늘거리는 스커트가 무릎을 간질여도 머리 위에 얹은 선글라스가 흘러내려도 괜찮았다. 오늘만큼은 지나간 사랑의 향기를 기억해내도 괜찮을 것이었다.

모두가 어떤 모습이라도 괜찮다. 누구라도 다 괜찮은 것이다.

노란 막걸리 주전자가 그녀들의 곁에서 미소 짓고 있었다. 콸콸콸이 아니라 하하하 막걸리 따라지는 소리가 났다. 주전자도 웃고 막걸리도 웃고 그녀들도 웃었다. 모두가 하하하 웃었다.

그녀들에게 여자의 향기가 났다. 그 향기가 내 가슴에 오래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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