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나는야 레트리버.

당신과 나의 고통

by 흔들리는 민들레




레트리버는 옐로카드만 800장


레트리버는 옐로카드만 800장이라는 말이 있는데 나에게는 레트리버 같은 면이 있다.

누가 새치기를 해도 별로 화가 나지 않는다. 바쁘신가 보다. 생각하고 만다. 특별히 바쁠 때는 제가 먼저 왔습니다라고 얘기하지만 크게 바쁘지 않을 때는 새치기를 당해주는 편이다. 대부분은 바쁘지 않으므로 새치기를 용한다.


병원이든 관공서든 기다려야 하는 일이 있어도 잘 기다리는 편이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가 보네..

누가 툭 치고 가도 바쁘신가 보네.. 근데 좀 아프다.. 이런 식이다. 선천적으로 조용한 곳을 좋아하고 사람 많은 곳은 힘들어하는 편이라 북적거리는 곳을 잘 안 가기도 하지만 줄 서서 밥을 사 먹는다거나 하는 일도 없다. 왜 그래야 하는지 잘 모르겠으므로.








얼마나 열심인가.


천재지변이 일어났을 때만 뜁니다.


생채반응이 좀 느리기도 하다. 사람들은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난다는데 나는 짜증이 나기 전에 손부터 떨린다. 그래서 배고프다는 걸 안다.

배고픔도 잘 못 느끼는 편이다. 또 잘 차려먹는 것도 안 하는 편이다. 어떤 유투버가 그런 식사를 누렁이 식사라고 하던데 내 식사도 대부분 그렇다. 다행히 가족들도 입이 다 짧아서 크게 불만들이 없는 것 같다. 나는 김치와 밥, 김, 멸치 이 정도로만 먹는다. 그렇게 먹다 보니 체중조절도 소화도 잘 된다. 군것질도 잘 안 한다. 단걸 크게 즐기지 않고 느끼한 것도 잘 못 먹는다. 참고로 우리 집 사람들은 청소년 포함 4인가족이지만 치킨 한 마리를 다 못 먹는다. 항상 두 세 조각씩 남기고 다들 컵라면을 찾는다. 모두 소식좌라 항상 3인분만 시키고도 배불러한다.


내가 뛸 때는 천재지변이 일어났을 때뿐이며 노인처럼 걷는다. 뒷짐도 잘 진다. 식사시간도 긴 편이라 외부에서 식사를 하면 늘 늦게까지 수저를 들고 있다. 목구멍이 남들보다 작은 거 아닐까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성향이 그렇다. 경쟁적이지 못하고 성취지향적이지도 않다. 급하지도 않고 크게 화나는 일도 없다. 지하철 역에 가면 사람들이 다 뛰어다니는데 나만 혼자 걸어가고 있다. 요즘은 어플로 확인하고 열차가 도착할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다 알고 뛰지만 나는 어플도 없고 확인할 필요성도 못 느낀다. 직업이 프리랜서라 그러기도 하겠지만 성향도 그렇다. 생활적인 모든 측면에서 여백을 많이 두는 편이다. 약속이 있어도 항상 미리 나간다. 미리 도착하고 시간이 남을 때 가는 서점이나 카페는 왠지 보너스 같은 느낌이 들어서.









순박한 캐릭터가 좋다.


그래서일까, 어릴 때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잘 당했다. 악착같지 못해서 맞고 들어오는 때가 많았고 여섯 살 쯤에는 친구가 가위로 머리카락을 잘라놔 전쟁고가 되기도 했고 웃는 얼굴에 침도 맞고 그랬다. 그래도 그 친구가 놀자고 하면 또 나가서 놀고 또 침 맞고 그랬다. 기질이 느리고 온순한 데다 사람도 좋아했다.


내게 그런 면이 있어 그런지 세상살이에 지쳐 그런지, 무해하고 순박한 캐릭터 늘 좋다.

개는 레트리버가 좋고, 동백꽃 필 무렵의 용식이가 좋고, 무빙의 봉석이가 좋다. 장미 백합보다는 민들레가 더 좋고 사자 호랑이보다 달팽이가 더 좋다. 무해하고 정겨운 대상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삶은 고통스럽지만 그런 삶 속에도 아름다운 것들은 있다. 내 최애 영상으로 당신의 하루를 응원한다.



https://youtube.com/shorts/PRbH9W7hMFE?si=t0-75EQ-ito55jCU




https://youtu.be/SG9SXeUoX9s?si=5F_AOj7mbh_jw0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