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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진 Oct 15. 2021

때로 취함에 흠뻑 젖고 싶을 때

그냥 어쩌다보니 오늘 지금 즐기게 됐다

몽롱함

모든 일과를 마친 금요일 밤

육적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영적 허함을 해소하기 위해

고기 몇 점에 소주 몇 잔을 얹었다

몽롱하다

너무 생각이 많아 흐트러짐을 자제하는 내가

그저 그냥 몽롱함에 취하고 싶은 것이겠지

단어 하나 완성하는데도

더디다

나는 바로 누르는데

자꾸  글자가 오타가 난다

몽롱해도

오타는 보인다

한 술 취한 몽롱함에도

......

직업병은 술의 몽롱함도 이긴다


삶의 무게가 결코 가볍진 않지만

견뎌내고픈 강한 고집

그래도 이렇게 가끔

몽롱함에 취해 나홀로 내려놓고 싶다

몽롱함에 취해 그냥 홀로 족하다


딸내미가 내려준

아이스아메리카노에

기분좋은 미소를 머금었다

온갖 고뇌 경험하고 있는 내 인생

책 좋아하고 글쓰기 좋아해

나름의 풍류 읊으니,

내 못한 청춘 멋지게 살아주는

딸들 있으니,

이만하면 잘 산 인생이다

나 혼자

몽롱함 속에서 웃는다.


2021. 10. 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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