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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진 Dec 03. 2021

나를 버티게 하는 에너지

책맛 수업 아이들

'아버지

가슴까지 답답하게 조여와요

긍정 마인드컨트롤

이제 더는 하기 싫어요

겉웃음으로 사는 거

이제 안하고 싶어요

살고 싶은 의지조차도

이제 남아있지 않아요

가슴 졸이는 삶의 반복

이제 멈추고 싶어요

죽어야 끝이 난다면

이제 그만 제 삶을

제 생명을 멈춰주세요

잠자듯 다시 깨지않게 해주세요

오늘 밤 잠들면

내일 다시 깨지않게 해주세요.'



오늘 오후 12:22분

이렇게  삶을 놓고 싶다고

절망만을 독백한 날,


수업교재 빠트려 -평소 안하던 실수-

수업가다 유턴해 교재 가지러 다시 집을 향했다

올라가려다 작은 딸 집에 있어 부탁하고파서

12층 베란다 밖으로 던져달랬더니

교재 돌돌 말아 고무줄 묶어 던져주는

이쁜 내 새끼한테서 살짝 에너지가 올랐다


조지오웰 <동물농장> 쌍둥이 수업 후

상담 중 학모님 하신 말씀......

'선생님 에너지가 너무 넘치세요'

너무 지쳐 삶을 놓고싶던  

오늘 에너지와 상반된 이 칭찬은 뭐지?!

혼란스러우면서도 기분좋은 에너지가 올랐다


샘플 수업 상담

낯가림 너무 심해서

마음 쉽게 열지않는

쉽지않은 아이 마주하면서도

아이와 진짜 마음으로 교감하고 싶어서

꼭 맡아보고 싶다고

본수업으로 끌어내는 나를 보며

오늘 내 삶의 절망스런 독백은

슬그머니

주머니 속에 넣어뒀다


책맛ㆍ예쁜아이들ㆍ좋은 학모들

그리고 멋지게 자라준 두 딸들

이것 때문에 여기까지 버텨왔나보다

최면에 걸린 듯

최면에 취한 듯

아니 이렇게 저렇게 나를 최면에 담그며

여기까지 버텨온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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