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생각보다 일찍 오셨네요~"
헐레벌떡 차에서 내린 나는.
"네네 일찍 오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장애인 학교에 방문할 때마다 함께 하는 교육청 선생님과는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선생님은 참 밝고 따뜻하신 분이라 그 선한 의도함이 늘 말에서 묻어 나는 사람이다. 수수한 옷차림의 선생님은 주차장에서 날 기다리고 계셨다. 유쾌한 말투와 함께 기분 좋게 또 다른 장애인 학교에 방문했다.
역시나 널찍하니 마음에 쏙 드는 장애인 학교였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학교라 시설이 깨끗하니 몸이 불편한 친구들이 기분 좋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친구는 고3의 졸업반 친구들이었다. 친구들을 보러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밝은 에너지를 느꼈다. 남자 선생님과 여자 선생님 몇 분 이서 장애인 친구들을 보는데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 느낌이었다. 교육청 선생님은 워낙 사교성도 좋고 친하신 분들이라 기분 좋게 인사하며 대화를 이어 나가셨다.
나는 내가 맡게 될 아이와 마주 했다. 전동 휠체어에 앉아 있는 여자 친구는 보자마자 깊은 한숨을 쉬고 말았다. 정말 너무 말라버린 몸에 순간 어디로 혈압을 체크해야 하나 멈칫하고 말았다. 너무 말라있는 몸에서 맥이 뛸 수나 있을까.. 순간에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양손과 발의 구축도 심해서 저절로 안쓰러움이 몰려올 수밖에 없었다.
이 친구는 코로나 확진 이후로 기력 회복이 되지 않아 엄청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더 살이 많이 빠졌다고... 그 전 간호사 선생님을 보고는 힘들었다고 보기만 해도 울음을 터뜨렸다고 하니.. 마음이 마음이 말이 아니었던 것 같다. 초면인 내겐 어색하니 무표정으로 전동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스스로 아픔에 대해 잘 느끼는 친구인지 아프다고 느끼면 약을 찾는다고 한다. 약에 많이 의존하는 걸 보니 정말 많이 아팠나 보다.
휠체어 생활을 하며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는 친구에게 욕창이라도 생길까 봐 관리해 주시는 학교 선생님을 보며 존경스러운 마음마저 생기기 시작했다.
함께 같은 반 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 친구는 누워 있는 저 친구일 것 같다. 조심스레 누워 있는 친구 옆을 갔는데 피곤한지 자고 있는 중이었다. 깨우고 싶지 않았지만 기본 체크는 해야 하기 때문에 혈압계를 팔에 감았다.
인기척에 친구가 눈을 떴고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성사되었다. 이 친구는 심하지 않은 경기를 자주 한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들은 기도 유지하면서 잘 지켜보고 위험에 대비하신다. 이 친구는 약도 잘 챙겨 먹고 곱게 갈아준 식사도 구강 섭취로 잘한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근데.... 너무 말랐다. 말랐다. 뼈 밖에 없다..
' 아.... 속상하다'
교육청 선생님은 장애인 학교를 다니시면서 참 많은걸 파악하고 계셨다. 선생님은 보호자에게 항상 얘기한다고 한다. 아이들을 장기간 건강하게 유지하고 싶으시면 그린비아를 먹이시라고 당부하신단다. 그린비아나 뉴케어가 영양가도 높고 실제로 아이들이 그린비아로 식사를 하면서부터 통통하고 건강한 게 눈에 보인다고 한다. 보호자에게 그린비아에 대해 항상 얘기 하지만 부모님 중에 그린비아는 정말 마지노선에 먹이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아이에게 먹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보호자들의 그 인식 속에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 담겨 있지 않나 싶다. 많이 안타까웠다.
오늘 함께한 이 두 친구는 정말 그린비아나 뉴케어가 절실한 정도로 너무 야위였다. 아무리 식사를 잘한다 해도 일반인 같은 건강함과는 조금 다르기에 고단백에 고영양의 간식을 더 챙겨야 체력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두 친구를 만나고 차로 가는 길에 교육청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교에서 보건교사가 아닌 간호사를 채용해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고. 나와 같은 방문간호사를 고용해 서로 감시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인력을 제공한다. 이렇게 시행하는 곳은 인천 뿐이라며 뿌듯해하시는 선생님. 여기저기서 어떤 식으로 하는지 연락이 오고 관심을 가져주는 걸 보면 선생님이 담당하고 있는 이 사업이 꽤나 괜찮은 사업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장애인을 위해 많은 후원을 하고 있는 선생님.
사실. 나는 오늘도 많은 반성을 했다. 장애인 친구들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숨을 고르게 된다. 이 친구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한 아이 엄마로서 보호자 입장이 돼보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선생님. 제가 자꾸 장애인 학교를 갈 때마다 마음이 아파서 한숨을 쉬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친구들 앞에서 그런 행동들은 정말 큰 실수인데.. 익숙해지면 괜찮아지겠죠?"
교육청 선생님은 나보다 더 일찍 겪은 일이시기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마인드 컨트롤로 지금껏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았다.
장애아 친구들을 돌보는 특수교육을 전공한 선생님들도.
교육청에서 파견되어 장애아 친구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도.
장애아 친구들이 불편이 않게 생활할 수 있도록 건강 관리를 해주는 간호사들도.
모두 같은 마음의 같은 뜻으로 모여 장애인 아이들의 복지를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연민으로 시작할 수도 있지만 갈수록 현실적인 복지를 위해 달려가는 우리.
오늘보다 내일이 낫고 내일보다 내일모레가 나은.
그런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