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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프로젝트 Aug 25. 2020

슬기로운 주방 생활-2

제로웨이스트 주방 프로젝트

환경을 생각하는 일은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일회용 컵 안 쓰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전등 끄기처럼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새 습관이 된다. 
<맘앤앙팡> 기자들은 매달 주제를 정해 환경을 위한 #당장챌린지를 실천하기로 했다. ‘배달 음식 시키지 않기’ ‘일회용 비닐 안 쓰기’ ‘배송 없는 한 달 살기’ ‘페트병, 반으로 줄이기’ 등 각자 자신이 지킬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도전한다. 성공의 뿌듯함을 담은 혹은 실패 후의 반성과 변화를 담은 기자들의 생생한 후기는 계속된다.  


에디터는 지난 6월부터 ‘슬기로운 주방 생활’을 주제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용기 깨끗하게 배출하기’ ‘물티슈 사용 줄이기’ ‘새벽 배송과 로켓 배송 줄이기’ ‘동네 재래시장 이용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주방에서 당장 프로젝트를 실천한 지 2개월 차, 음식물 쓰레기가 조금씩 나올 때도 있고, 물티슈를 뽑아 쓸 일도 여전히 있다. 새벽 배송과 로켓 배송도 완전히 끊지 못했고, 그동안 대형마트에도 한 번 다녀왔다. 100% 완벽하게 실천하지는 못해도 이전과 비교하면 눈부신 발전이고, 무엇보다 행동에 앞서 환경을 한 번 더 생각하고 고민하는 좋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래서 한 달 전부터 소소한 프로젝트 몇 가지를 추가해봤다. 


첫째, 주방세제 바꾸기 먼저 플라스틱에 담겨있던 펌핑형 주방세제를 다 사용한 후, 천연원료로 만들어진 고체 비누를 구입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거품과 향이 과한 세제가 부담스러웠고 플라스틱 케이스도 늘 마음에 걸렸다. 


둘째, 설거지할 때 물 아껴 쓰기
 평소 에디터가 아끼지 못하는 것 중 하나였던 물. 설거지할 때 물을 틀었다 잠갔다 하는 것이 귀찮다는 이유로 낭비하는 물이 엄청났을 터. 조금 귀찮지만 그릇들을 물에 미리 담궈놓고 헹굼 전에는 되도록 물을 틀지 않기로 했다.  


셋째, 사용하지 않는 주방가전 코드 빼놓기 냉장고를 제외한 모든 주방가전(토스터, 커피머신, 전기포트, 오븐 등)은 하루 중 혹은 며칠에 한번 잠깐씩만 사용하는데도 늘 코드를 꽂아놓고 살았다. 이것 역시 귀찮음 때문이었다.   


넷째, 비닐 줄이기 요리하고 남은 채소, 소분한 고기나 과일 등을 비닐에 넣어 냉장고에 두는 게 습관화되어 있었다. 수납장 곳곳에 숨어있는 반찬통을 꺼내 활용해보기로 했다.


당장챌린지 보고서


V 일석이조의 효과 

주방세제를 비누로 바꾸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줄 뿐 아니라 설거지 후 식기에 남는 잔여세제물에 대한 걱정도 줄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거품도 있고, 기름때 세정력도 뛰어났다. 물 묻은 고무장갑에서 잘 미끄러지는 비누의 특성상 이리 놓치고 저리 놓치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완벽히 적응했다.


V 평소 습관을 되돌아보게 한다 

설거지할 때 물을 틀어놓지 않으려고 의식하는 일은 쌀을 씻을 때나 싱크대를 청소할 때는 물론 양치할 때, 머리를 감을 때도 생각 없이 물을 틀어놓던 습관에 제동을 걸었다. 또 가족이나 근처에 사는 지인들에게 식재료, 반찬 나눔을 할 때 비닐 대신 반찬통, 에코백을 사용하니 비닐 사용량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편하다는 이유로 몸에 배어있던 안 좋은 습관들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V 저절로 교육이 된다

'당장'을 실천하면서 아이에게 설명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왜 음식을 조금씩 담고 남김없이 먹어야 하는지, 왜 우유 팩은 씻어서 말려두는지, 왜 종이나 물티슈를 아껴 쓰는지 등등. 요즘은 아이의 입에서 먼저 '지구', '자연', '환경'이라는 단어를 종종 듣게 된다. “엄마, 이렇게 하면 지구가 아파?” “엄마, 이걸 아끼면 나무가 조금만 아파?” “엄마 이걸 켜두면 빙하가 녹아서 북극곰이 갈 데가 없어?” 같은 질문을 받으니 아이에게는 보고, 듣고, 느끼는 게 교육이구나 싶다.    



존중하는 마음가짐부터!


지난달, 영장류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Jane Goodall)은 한 국제 세미나에서 “전염병의 대유행은 환경, 동물을 존중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부터도 내 집, 내가 산 내물건은 관리하고 아껴 쓰면서 저절로 주어진 환경에 대해서는 무심함을 넘어 함부로 대하고 해를 끼치며 살고 있다. 코로나 19로 빼앗긴 일상이 너무도 소중해서, 또 그리워서 우리는 #당장챌린지를 멈출 수가 없다.





글 박선영 기자
사진 언스플래쉬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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