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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프로젝트 Nov 27. 2020

그 포장, 정말 필요해요?

매일 마주치는 과대 포장

스팸의 노란색 장식용 뚜껑과 요구르트 플라스틱 빨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소비자들이 "우리는 이런 불필요한 포장은 필요 없다"라고 건의해 사라진 물건들이다. 많은 기업들이 정말 필요하거나 소비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유통과 판매하기 쉽기 때문에 '포장'을 한다. 우리 주변에서 찾은 과대 포장들.




겹겹이 포장된 티백, 티타임이 불편하다
– 박선영 기자


몇 개월 전, 지인으로부터 올리브 차를 선물 받았다. 티 박스는 투명한 비닐포장이 되어있었고, 비닐을 뜯고 박스를 여니 또 한 번 비닐로 개별 포장된 티백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비단 올리브 차만이 아니라 집과 사무실에서 수시로 뜯어 마시는 대부분의 티백들이 낱개로 개별 포장되어 있다. 차 한잔 마실 때마다 비닐 포장과 티백 쓰레기가 남으니 심신에 좋다는 차를 마시면서도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환경도 환경이지만 생각해보면 재활용 가능한 케이스에 담긴 잎차를 떠 느긋하게 우려 마시는 마음의 여유쯤은 가져야 ‘차茶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고기만큼 쌓인 스티로폼 쓰레기

– 오정림 기자


얼마 전 남편 퇴근길에 아빠 생신에 가져갈 고기를 사다 달라고 했다. 집에 도착한 남편 손에는 아주 커다란 까만 봉투 두 개가 들려 있었다. 식구가 몇이나 된다고 이렇게 많이 샀냐, 핀잔을 주려고 봉투를 여는 순간 고기 한 장씩 스티로폼 포장지에 각각 담겨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고기보다 스티로폼 포장지의 부피가 더 컸다. 세 식구 먹을 고기만 사던 작은 동네 정육점이라 평소보다 많은 양을 샀을 때 쓰레기가 이렇게 나올지 예상하지 못했다. 스티로폼 포장지 하나에 층층이 고기를 쌓아도 되고, 봉투 한 장에 가득 담아도 상관없을 텐데. 다음엔 카페에 텀블러를 가져가듯 정육점에 고기 담을 용기를 챙겨 가야겠다.




과대 포장은 소비자를 불편하게 만든다

- 위현아 기자


두 달에 한 번씩 유산균을 구입해 먹는다. 한 통에 50개 들어있는데 10포씩 비닐로 소포장되어 있어서 매번 포장을 뜯는 게 일이다. 어떤 특정 브랜드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유산균 브랜드들이 습관적으로 소포장을 하고 있다. "내용물이 파손될까 봐 이중포장을 했나?", "10개씩 갖고 다니면서 먹으라고 소포장한 건가?"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봤지만, 제대로 된 정답을 찾기 힘들다. 얇은 종이박스 하나에 유산균 30개를 빼곡히 담아 판매하는 브랜드도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포장이 소비자의 편리를 위해서라면 그것마저도 실패다. 나는 포장지를 뜯으며 내 손은 물론 도덕적으로도 큰 불편함을 느낀다.




편리한 배송은 고맙지만, 포장 쓰레기가 너무해

-한미영 기자

어젯밤에 주문한 식재료가 새벽에  앞으로 와있는 세상을 산다는   행운이다. 에디터는 틈틈이 장바구니를 채웠고, 이른 아침에 택배 상자를 보면 눈을 비비면서 기뻐했다. 워킹맘도 아닌 주제에,   시간이 없어 종종거리는 것도 아니면서 신선하고 편리한 배송에 중독되고 있었던 . 그날따라 정신이 들었던 걸까. 배송 박스를 푸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올라왔다. 커다란 박스 안에 개별 포장된 상온식품들, 서늘한 온도가 유지된 냉장식품 박스, 아이스팩을 끌어안은 냉동식품 박스... 완충재로 보호받고 있는 달걀 박스까지 최소 3 이상의 박스가 들어있다니. 이렇게까지 보호받아야 할 제품이었던가. 신선식품을 편하게 받을  있는  고맙지만, 포장 쓰레기 더미에 놀라 새벽 배송과 작별했다.

포장 하나도 자연에 가깝게 하려는 노력은 알고 있다. ‘마켓 컬리’는 박스, 파우치, 테이프, 완충재 등 모든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바꾸었다. ‘오아시스 마켓’은 분리배출이 쉬운 친환경 보냉 박스를 개발하고, 보냉 박스 회수 서비스도 시행한다.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얼린 생수를 아이스팩으로 넣어주고, 포장 범위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분리배출이 되더라도 쓰레기는 쓰레기. 새벽 배송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유통 과정에 이미 냉장을 유지한다면 박스 포장은 간소화해도 되지 않을까?




당장프로젝트 인친들이 제보한
과대 포장과 착한 포장

과자 박스 안에 또 소포장인데, 대안이 없다는 것도 슬픕니다. 만약 저포장 상품 마크가 생기면 그걸 살 것 같아요. ID twolipsnow

우유팩 빨대 잘 안 쓰는 경우도 많은데 분리수거하기도 번거롭고 아까워요. 빨대 없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매일유업에서는 요구르트에 부착해서 나오던 빨대를 없앴다고 하더라고요! 우유팩에도 확대되면 좋겠어요. ID fullmoon_o3o

유산균 아이들에게 마더스올에서 나오는 아임비오유산균을 먹여요. 예전에 제가 샀을 때는 비닐 소포장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소포장을 없앴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종이 상자도 작아졌고요. 지금 먹는 유산균은 비닐 소포장되어 있네요. ID bam__ham

육포 봉지 안에 또 봉지 안에 육포가 들어있더라고요. 이중으로 비닐 쓰레기가 생겨서 이제 안 사 먹어요. ID shin4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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