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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장프로젝트 May 20. 2020

하루에 휴지 몇 칸 쓰세요?

화창한 어느 봄날, 변기가 막혔다. 당황해 어머니에게 긴급 SOS를 요청했더니 걱정이 아닌 잔소리가 돌아왔다. 


"그래서 엄마가 휴지 좀 적게 쓰라고 했잖니!"


에디터는 화장실 변기에 앉자마자 휴지를 미리 돌돌돌 푸는 습관이 있다. ‘돌돌돌’이면 괜찮지만 ‘돌돌돌돌돌돌’이라 문제였다. 간혹 점보 롤 휴지를 사용할 때면 줄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휴지를 풀어 당황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생기면서 플라스틱은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하는 휴지는 죄책감 없이 낭비하고 있었다.


■ 집4 회사6 규칙
휴지 절약 방법을 고민하다 칸 수를 세기로 했다. 처음에는 너무 적은 양을 사용해서 촉촉해진(?) 휴지를 마주치기도 했지만, 금세 적정 휴지 칸을 찾았다. 회사에 비치된 홑겹 휴지는 6칸, 집에서 사용하는 도톰한 휴지는 4칸으로 정했다. 대신 휴지를 반으로 접은 다음 다시 3등분으로 접는 나름대로의 꼼수(?)를 부리고 있다. 큰 용변을 볼 때는 융통성을 발휘하기로 했다.


■ 작심삼십일이면 습관이 바뀐다
챌린지 시작 일주일 동안은 이전 습관이 몸에 배어서 애를 먹었다. 다섯 번 중 한 번은 이미 내 손이 휴지를 돌돌돌 풀고 있었다. 그냥 넘어가면 습관을 고치기 힘들 것 같아, 기준 초과 휴지는 화장실 밖으로 가져와 회사 책상을 정리하는 등 가능한 활용하려고 했다. 지금은 변기에 앉자마자 휴지 칸을 세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간혹 휴지를 무의식적으로 풀 때도 있지만 ‘돌돌~’ 정도에서 그친다. 


■ 갑 티슈 대신 행주

환경 문제에 관심 가지면서 물티슈를 집에 들이지 않은지는 꽤 오래됐다. 하지만 테이블에 음료를 흘리거나 바닥의 이물질을 치울 때는 당연한 듯 갑 티슈를 한 장씩 뽑아서 사용하곤 했다. 최근에는 갑 티슈 대신 행주와 걸레를 사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휴지 줄이기, ‘당장’ 실천할 수 있어요


이번 챌린지를 전에는 내가 하루에 휴지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다. 아마 적게는 수십 칸 화장실을 자주 가는 날이면 몇백 칸을 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화장실을 몇 번 갔는지만 기억하면 하루 사용 휴지 양을 어림잡아 파악할 수 있다. 

테이크아웃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가져가기 같은 습관은 솔직히 마음먹기 조차 어렵다. 하지만 휴지같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매일 사용하는 물건 아껴쓰기는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




환경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해야할지 감이 안 잡히시나요?

★지구를 구하는 상상력이 담긴 '지구인카드' 펀딩 중


당장 프로젝트
환경을 생각하는 일은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일회용 컵 안 쓰기, 음식물 쓰레기 안 남기기, 전등 끄기처럼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새 습관이 된다. 
<맘앤앙팡> 편집부 기자들은 매달 주제를 정해 환경을 위한 #당장챌린지를 실천하기로 했다. 기자들의 생생한 후기는 매주 연재된다.



 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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