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플라스틱 샴푸바 체험기
샴푸바에 편견을 갖고 있던 기자 3인이 써봤다. 결론은 모두 하나. 커다란 플라스틱 샴푸통이 욕실에서 사라지니 속이 시원하고, 샴푸바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한다는 것. 안 쓸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 헤어 타입 : 긴머리, 굵은 모발
★ 체험제품 : 아로마티카, 로즈마리 스칼프 스케일링 샴푸바 130g 1만5천원
긴 웨이브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어서 머릿결에 신경 쓰는 편이다. 모순되게도 헹굴 때 미끌미끌한 느낌 때문에 린스나 트리트먼트는 거의 안 한다. 샴푸 한 번으로 건강하고 탱글 한 머릿결 관리를 원하다 보니 섣불리 샴푸바에 도전하지 못했다. 거품이 충분히 날지, 깨끗이 씻길지 의심했다. 당연히 머릿결이 뻣뻣해질 것을 예측했다. 실패할 거라는 확신을 품고 체험을 시작한 날, 바로 알아차렸다. 편견이란 정말 부질없구나. 습관적으로 쓸어 넘긴 머리카락은 한 올도 엉키지 않고 손가락 사이를 미끄러져 나왔다. 촉감은 샴푸를 쓸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탄력 있었다. 그러고 보니 두피와 머리카락에 물을 충분히 적신 다음 샴푸바로 문지르면 쫀쫀한 거품이 올라왔다. 풍성한 거품은 가볍게 헹궈졌고, 로즈마리 특유의 시원한 향 덕분인지 두피도 개운했다. 이제 플라스틱 없는 욕실 만들기의 마지막 손님 샴푸를 고이 보내드린다. _ 한미영 기자
★ 헤어 타입 : 단발머리, 얇은 모발
★ 체험 제품 : 고잉슬로우, 내추럴 시금치 샴푸바 & 내추럴 호박 린스바 각각 120g 9천9백원
‘그동안 왜 안 썼나 모르겠어요.’ 샴푸바 체험을 먼저 시작한 동료가 말했다. 며칠 뒤 주문한 샴푸바와 린스바를 사용하고 동료의 말에 깊게 공감했다. 어릴 적 샴푸가 다 떨어져 세숫비누로 대충 머리를 감았던 어느 한날의 기억, 뻣뻣하고 부드러운 빗질이 불가능했던 그 기억만으로 지금까지 샴푸바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고 당당히 샴푸와 린스 용으로 만들어진 비누인데 말이다. 얇고 힘없는 모발이라 샴푸를 까다롭게 고르는 편인데, 기존에 쓰던 샴푸와 견주어도 전혀 부족함이 없고, 린스까지 함께 쓰면 오히려 더 부드러운 느낌이다. 샴푸를 사용할 때보다 비누 거품이 빨리 사라지는 것도 좋고, 선반 위에 커다란 샴푸와 컨디셔너 플라스틱 케이스가 없는 것도 좋다. 물기가 많은 욕실에서 비누가 무르기 쉽고, 비누를 올려둘 케이스와 공간이 필요한데 비누망을 사용하면 쉽게 해결된다. 사용할 때 거품이 더 잘나고, 비누를 아껴 쓸 수 있는 데다 적당한 곳에 걸어두면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아무튼 우리가 샴푸바와 린스바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_ 박선영 기자
★ 헤어 타입 : 긴 웨이브, 얇고 손상된 모발
★ 체험 제품 : 톤28, S19 바오밥나무오일 샴푸바 100g 1만1천원
미용실 가는 게 싫어 일 년에 한 번 정도 펌을 하고 버티는 스타일. 모발이 얇은 데다 관리가 잘되지 않아 손상도 심한 편이다. 샴푸만 쓰면 빗질도 잘 안돼서 매일 트리트먼트를 해야 한다. 그러니 샴푸바는 엄두가 나질 않았다. 샴푸바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던 10년 전쯤 한 후배가 샴푸바를 쓴 후 심한 비듬에 시달렸던 기억도 한몫했다. 기자 체험을 이유로 샴푸바를 쓴 첫날부터 이런 걱정은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샴푸바를 긴 머리카락에, 머리통에 쓱쓱 문지르고 손으로 비비면 풍성하게 거품이 난다. 무엇보다 물로 헹굴 때 액상형 샴푸에 비해 거품이 빨리 사라지고 잔여물 없이 개운한 느낌이다. 머리카락 끝이 심하게 손상되어 있어 남아있는 트리트먼트를 여전히 모발 끝에 발라줘야 하지만, 샴푸바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기존 트리트먼트를 다 쓰고 나면 트리트먼트바도 구입해 볼 생각이다. 얇은 모발이라 축 처지는 게 싫은데 드라이 후 모발이 더 힘 있고 풍성해지는 기분도 좋다. _ 오정림 기자
정리 오정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