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한다는 태도에 대하여

by 단호박

사실 이 이야기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꼭 한 번은 전하고 싶었던 말들입니다.
하지만 회의 자리에서도, 메신저에서도, 끝내 꺼내지 못했습니다.
괜히 무거워 보일까 봐,
괜히 혼자만 진지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말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로 남겨봅니다.
누군가에게 설명하려는 글이라기보다,
제 마음에 오래 남아 있던 생각을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기록에 가깝습니다.


먼저, 동료(이웃)들의 기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떤 일을 준비할 때, 저는 가끔 상상해 봅니다.
초대를 받는 사람이 된 제 모습을요.
문자를 처음 열어보는 순간,
신청 버튼을 누르며 망설이는 잠깐의 시간,
행사에 다녀오는 길에 드는 그날의 기분까지.

우리가 준비하는 활동은
결국 누군가에게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하는 일이고,
하루의 일정을 함께 나누자는 초대입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은 자연스러웠을까?”
“괜히 마음이 급해지지는 않았을까?”
“나라도 기분 좋게 다녀왔을까?”

대단한 기획보다
이런 질문 한 번이
동료(이웃)의 하루를 다르게 만들기도 합니다.

사실 동료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생각해 주고 있구나”라는 느낌.
그 작은 감각 하나로
“여긴 좀 다르다”는 기억을 오래 간직합니다.


두 번째는 신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일정이 바뀌고,
계획이 조정되고,
때로는 실수도 생깁니다.
그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마주하는 동료들의 마음은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왜 바뀌었지?”보다
“이건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내 문구 하나에도
괜히 한 번 더 멈춰보게 됩니다.
이 말이 혹시 오해를 낳지는 않을지,
지금은 확정이 아니면 어떻게 설명하는 게 좋을지.

작은 착오라도
솔직하게 말하는 것,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

그게 신뢰를 지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걸
저는 여러 번의 경험 끝에 조금씩 배웠습니다.
신뢰는 완벽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정직함이 반복될 때 조용히 쌓이는 것이니까요.


마지막은 함께 일한다는 감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역할로 일을 합니다.
각자의 이름으로 책임도 집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하나의 팀, 하나의 공동체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는 제 업무와 닿은 질문을 받을 수도 있고,
제가 미처 전달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담당자가 없어서 어렵습니다”라는 말 대신
“확인해서 다시 안내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우리는 이미 함께 일하고 있는 겁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완벽한 공유 시스템이 아니라
작은 관심입니다.
지나가며 덧붙인 한마디,
회의 뒤에 남긴 짧은 메모,
“이건 이런 흐름이에요”라는 설명 하나.

그 사소한 공유들이 모여
우리를 ‘각자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이 글을 쓰며 다시 느낍니다.
이 이야기는 특정한 누군가를 위한 말이 아니라,
어쩌면 저 자신에게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걸요.

우리가 하는 일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습니다.
동료(이웃)의 기쁨,
서로에 대한 신뢰,
함께 일하고 있다는 감각.

이 세 가지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끝내 말로 전하지 못한 이야기지만,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아, 이건 내 이야기이기도 하네” 하고
잠시 고개를 끄덕여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글은 제 역할을 다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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