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0일 목요일 을사년 무인월 경신일 음력 1월 23일
핸드폰이든 노트북이든 태블릿이든, 새로운 전자기기에 대한 초기 설정은 꽤나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특히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이전 기기가 없다면 말이다. 그렇다. 전자기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에게는 전자기기가 많은 편이라고 했지만, 그 와중에 무언가 하나 늘어났다. 사실 작년 하반기부터 예정되어 있던 일이긴 하다. 연초 프로모션 기간에 사는 게 좋지 않을까 하며 미뤄두었지만. 그래놓고 찾아보지 않고 있었는데, 애초에 내가 관심 갖고 있던 제품은 신학기 프로모션 대상 제품이 아니라서 아무래도 상관없긴 했다. 그냥 구입을 미룬 녀석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제는 나의 새 태블릿의 초기 설정을 한다고 세 시간 정도 붙잡고 있었던 모양이다. 설정의 이것저것도 건드리고 설치할 것들도 설치하고 계정에 로그인하고... 그리고 또 뭘 해야 하더라? 일단은 생각나는 것들은 대충 해놓았으니 그 외 빼먹은 게 있다면 그때그때 생각났을 때 처리하도록 하자. 그 "생각나는 것들은 대충" 정도로도 세 시간 동안 그러고 있었단 말이지? 하여간 신나서 건드리다 보면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다. 저녁때쯤 그것을 설정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보니 저녁 먹을 때가 지나 있어서 식사 시간도 늦어졌다.
무엇을 어떤 순서로 설정해야 할지는 늘 헤맨다. 얼레벌레 손 가는 대로 작업하다 보니 놓치고 있다가 나중에 인지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 그래도 2년마다 수행하는 Ubuntu 업그레이드는 이제 슬슬 익숙해져서 전체적인 흐름이 잡혔지만, 핸드폰이나 태블릿은 아직도 적절한 순서를 모르겠다. 지금은 대충 1차적으로 전체 설정을 일부 건드리고 나서 필요한 어플을 설치하고, 설치가 이루어지는 동안 전체 설정을 마저 건드린 후, 개별적인 어플 로그인 및 설정 작업을 하고, 마지막으로 홈 화면이나 위젯 같은 걸 처리하는 것 같다. 좀 많이 왔다 갔다 하며 작업하는 느낌? 좀 더 효율적으로 작업하는 방법은 아직 잘 모르겠다.
핸드폰은 2018년, 2021년에 출시된 기종을 몇 년째 쓰면서 노트북은 2년마다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도 아니고) 재설치하고 있다 보니 핸드폰 설정보다 노트북 설정 경험이 더 많은 녀석이 되어 버렸다. 태블릿은 핸드폰보다도 경험이 적지만 그래도 설정 방식은 핸드폰이랑 크게 다르지 않아서 같이 묶일 수 있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참 다양한 것들을 써보긴 했다. 핸드폰은 지금 둘 다 삼성 제품이지만 아이폰을 쓴 적도 있고 홍미노트 같은 중국제 기기를 쓴 적도 있다. 태블릿도 아주 다양하진 않지만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양대산맥은 둘 다 써봤다. 방금 인지한 거지만 정확히는 갤-아-갤-아 번갈아가며 사용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삼성 기기가 더 좋네 애플 기기가 더 좋네 하는 이야기를 할 때도 나는 둘 다 익숙한 녀석이라 "이러이러한 목적이면 이거, 저러저러한 것을 중요시하면 저거" 하는 느낌으로 어느 한 편을 들지 않는다. 한쪽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으면 반대쪽 시스템을 다루기 어려워한다는 말도 있는데, 글쎄. 많이 다르다는 건 알겠지만 역시 둘 다 익숙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