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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깜박했다

2025년 4월 18일 금요일 을사년 경진월 정사일 음력 3월 21일

by 단휘

복지관에서 월간 미션을 진행하는 밴드에 가입하라고 하는 걸 와이파이 뜨는 데서 설치하고 들어가야지 해놓고 몇 날 며칠을 미루다가 이제야 가입하고 보니 1차 미션은 4월 18일까지 30일 동안 진행되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1차 미션이 시작되기 전에 공지했는데 1차 미션이 끝나는 날에서야 가입했단 말이지. 미루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이렇게까지 미루나 싶기도 하고.


돌아서면 까먹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긴 하다. 그래서 까먹지 않으려고 다이어리에 적어두곤 하지만 때로는 다이어리에 적는 것마저도 까먹는다. 아주 가끔은 며칠 동안 펼쳐 보지도 않다가 문득 그런 게 있었지 하고 꺼내 들기도 한다. 실물 다이어리보다 어디에서나 접근성 좋은 소프트웨어는 어떻냐고 할 수 있겠지만, 경험상 나는 그래도 실물을 그나마 더 쓰는 편이다. 아무래도 물성이라는 게 그렇다. 화면 너머의 데이터 쪼가리는 접근성은 좋아도 잊히기도 쉽단 말이지.


수요일에 30%대로 내려간 아이패드의 충전도 그제 어제 깜빡하고 있다가 오늘 아침에야 충전기에 꽂아 놓았다. 11%까지 내려가 있더라. 그저께 집에 와서 충전하려고 했는데 막상 집에 오니 완전히 잊어버렸다가 어제 낮에 생각났는데, 그래놓고 어제 집에 와서도 떠올리지 못한 것이다. 오늘마저도 충전해야지 하고 충전했다기보다는 "아 맞다 밴드 가입" 하고 밴드에 가입하려고 보니 핸드폰 저장공간이 그리 많지 않아 태블릿에 설치하는 게 낫겠다 하다가 충전을 안 해놨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요즘 유독 이런 게 심한 것 같다. 이제는 만성적인 거나 다름 없어진 통증 때문인가. 때로는 귀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한 걸 보니 그냥 두면 안 될 것 같긴 하다. 아직은 대체로 무시할 수 있는 통증이긴 한데 그렇지 않을 때도 있으니. 그래서 결국 드디어 사랑니 발치 키워드가 있는 치과에 예약을 걸어놓긴 했다. 사랑니가 네 개 모두 존재하는 인간이란. 윗니는 그래도 괜찮은데 아랫니가 문제다. 가뜩이나 좁아서 앞니가 틀어져서 낫는데 그 와중에 양쪽에 사랑니가 있으니. 한 놈은 반쯤 덮여 있고 한 놈은 명백히 썩어 있다. 일단 이 썩어 있는 녀석 언저리가 통증을 유발하니 이 녀석이 시급하다. 다른 녀석들은 그 어떤 감각도 불러일으키지 않지만 뽑는 김에 다 처리해 버리는 게 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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