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2일 목요일 을사년 신사월 신묘일 음력 4월 25일
난해한 계절이 돌아왔다. 약간은 덥다가도 지하철을 타면 긴팔 긴바지를 입고 약냉방칸에 타도 냉기가 느껴지고 내려서 걸을 땐 다시 덥다가도 목적지에 도착해 실내로 들어가면 또 몸이 시리다. 온도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춥다고 느끼기 전에 약간의 두통과 뻐근한 감각이 찾아온다. 어딘가 고장 난 듯한 그 감각을 나는 싫어한다. 때로는 건조함 때문인지 숨 쉬는 것조차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기절하듯 잠들 것 같은 순간도 종종 있다.
이 계절에 긴팔 긴바지에 두꺼운 털망토를 걸치고 교육을 듣다 보면 이게 맞나 싶다. 지난주부터 이미 에어컨이 틀어져 있었는데 정말 에어컨 틀 날씨가 맞긴 한가. 아직 아침엔 좀 추운데 말이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복도로 나올 때마다 따뜻함을 느낀다. 강의실보다 복도가 더 쾌적하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강의실로 돌아가는 길에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점심시간이 조금만 더 길었다면 좀 더 따뜻함을 즐기다 들어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표한다.
추운 것보다는 더운 것을 더 선호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추위 그 자체에 취약한 건 아니다. 겨울의 추위보다 에어컨의 추위가 더 힘들다. 겨울엔 오히려 주변에서는 추워하는데 나는 그럭저럭 괜찮아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두꺼운 겨울 옷을 입기보다는 봄가을 옷에 적당히 패딩 하나 걸치고 다니곤 한다. 애초에 나에게 옷은 많지만 겨울 옷은 많지 않다. 난 추운 게 싫은 게 아니라 여름에 추운 게 싫은 거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그런 자연스러운 상태를 선호하는 것뿐이다.
겨울의 히터도 썩 즐기지는 않지만 여름의 에어컨이 가장 심각하다. 왜 유독 에어컨 추위에만 그렇게 취약하냐고 해도 정확한 원인은 나도 모른다. 그저 바깥과의 온도차에 의해 갑자기 온도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신체가 적응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하고 주장할 뿐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실내에 있을 때 에어컨을 틀어 서서히 추워지는 것도 힘들다.
여름엔 에어컨의 영향으로 반팔 반바지를 입지 못한다. 봄의 끝자락에 이미 에어컨을 틀고 있으니 그런 걸 입고 다닐 수 있는 시기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좋아하는 옷임에도 불구하고 연에 몇 번 입지 못하는 옷들도 있고. 그런 옷은 봄가을에 입을 수 있을 때 열심히 입고 다닌다. 실내 활동을 하지 않을 게 확실하면 여름에도 반팔 반바지를 입을 수 있긴 하다. 다만 선크림을 바르지 못하는 체질로 인해 양산이 필수다. 비가 오는 날에도 맑은 날에도 커다란 파라솔 양우산을 들고 다니는 녀석이 되어 버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