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2일 목요일 을사년 임오월 임자일 음력 5월 17일
몇 개월 전에 옷장에 있는 옷을 전수조사하여 더 이상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과 낡은 옷을 처분했다. 그리고 나는 옷을 사지 않는다. 그러면 옷장이 널널해야 할 것 같은데 왜 그렇지 못할까. 그러고 보면 내 옷 중 대부분은 출처를 떠올릴 수 없다. 옷은 많은데 내가 산 옷은 거의 없다? 거 참 희한한 일이다. 확실히 내 옷장에는 내가 산 옷보다 받은 옷이 훨씬 더 많다. 내가 산 옷은 전체의 반의 반도 안 되는 듯하다.
어제마저도 새 옷이 네 벌이나 생겼다. 바자회에서 산 옷이 사이즈가 맞지 않다고, 아무도 안 맞으면 태그 떼지 않은 상태 그대로 다시 어딘가에 나눔 할 요량으로 딸들에게 입어보라고 한 것이다. 만 원어치만 사려고 했는데 만 원어치 더 사야 될 분위기였다나. 역시 그들의 세상은 잘 모르겠다. 하여간 사온 옷 중 절반 가량이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는 모양이다. 분명 같은 M 사이즈고, 널널하게 나온 사이즈라고 했다는데. 나의 형제는 내가 귀가하기 전에 먼저 입어보았다는데 맞지 않아 결국 사이즈가 맞지 않던 그 모든 옷은 나에게로 왔다. 보통 사이즈의 옷은 그럭저럭 보통으로 맞는 보통 체형이란 그런 것이다. 숫자로 된 사이즈는 모르겠지만 대충 상의는 S, 하의는 M이면 대체로 잘 입는 것 같다.
새 옷이 옷장에 들어갈 것 같지는 않다. 옷장에 옷을 낑겨 넣다 보면 조만간 한 번 더 전수조사를 해서 옷을 걸러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에는 상태는 멀쩡한데 잘 안 입는 옷에 대해서도 좀 처분을 해야 하나. 사실 입다 보면 입던 것만 입게 되어 이렇게 옷이 많을 필요가 없는데. 새 옷들은 일단 아무렇게나 던져 놓았다. 긴바지는 요즘 입기 괜찮을 것 같고 반바지는 언젠가의 미래에 입고 다니든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