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 헌혈 2

2025년 6월 14일 토요일 을사년 임오월 갑인일 음력 5월 19일

by 단휘

전혈을 할 수 있으면 전혈을 한다. 연간 전혈 횟수 5회를 다 채운 경우에는 성분 헌혈을 한다. 대학생이던 2021년 4월에 친척의 수술로 헌혈증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에 처음 하게 된 헌혈은 그분이 생을 마감한 이후에도 계속 지속되어 어제로 34회 헌혈을 하고 왔다. 대학생 때는 '문화상품권 벌어 올게' 같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오직 건강한 사람만이 헌혈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건강 외에도 헌혈 불가 지역에 산다거나 특정 국가에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거나 하는 조건이 더 붙기도 하지만 말이다. 헌혈 불가 지역 숙박 시 1년간 헌혈 제한인 건 알고 있었는데 어제 만난 철원군 복무자 출신 청년과의 대화를 통해 전혈과 혈소판 헌혈만 불가하고 혈장 헌혈은 가능하다는 걸 인지하게 되었다. 사실 안내문에 다 나와 있는 내용이긴 한데 늘 '어차피 난 해당 사항 없으니까' 하며 제대로 안 읽고 체크했던 것 같다. 하여간 생각보다 헌혈을 하고 싶어도 기준이 안 되어 못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하더라. 헌혈했다는 이야기에 "그거 완전 건강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거잖아요!!" 하며 대단하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좀 머쓱하기도 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헌혈 성공률이 아주 높진 않았다. 정확히는, 최근 들어서는 헌혈에 실패하는 경우가 없는데 몇 년 전에는 가끔 가다 헌혈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었다. 연간 전혈 횟수를 다 채우지 않았지만 전혈을 위한 혈색소 수치 기준치인 12.5g/dL에 미달하여 성분 헌혈만 가능한 경우도 있었고, 가끔은 성분 헌혈을 위한 혈색소 수치 기준치인 12.0g/dL보다도 아래로 떨어져 문진 후 헌혈을 하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가 내 체중이 50kg대 초반이었을 때의 일인데, 50kg대 중반으로 올라가니까 헌혈에 실패하지 않더라. 전혈 320ml를 할 수도 못할 수도 있던 녀석이 언제부터인가 320ml와 400ml가 섞여 있더니 최근 몇 번은 계속 400ml를 뽑아가더라. 역시 내 건강 체중은 50kg대 중후반이 맞는 것 같다. 한창 구급차에 실려가곤 하던 때가 50±2kg 시절이었으니... 다신 그때로 돌아가지 않으리. 지방량 유지한 채 근육량만 늘려 60kg 정도 도달하고 싶긴 하다. 그 쯤 되면 완전 건강 그 자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세계 헌혈자의 날이다.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매월 13일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지정한 헌혈의 날이다. 헌혈의 날에 헌혈을 하면 기념품을 더 챙겨주는 프로모션을 하기도 해서 나는 가능하면 주로 13일에 헌혈을 하러 간다. 보통은 전혈을 하고 8주 후에 다음 전혈을 할 수 있게 되기에 2달에 한 번 전혈을 하게 되지만, 연간 전혈 횟수 제한으로 인해 다음 전혈까지 시간이 많이 뜨면 그 사이에는 성분 헌혈을 하며 보낸다. 누적 헌혈 횟수는 헌혈 종류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헌혈유공장을 받고자 하는 보여주기식 헌혈을 즐기는 사람들은 최대한 성분 헌혈로 하고 간다는 소문이 있더라.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나는 늘 혈액 보유량 4순위로 존재하는 O형에 해당하므로 특히 더 이왕이면 전혈로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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