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주 차, 포트폴리오 사이트 만들기, 캐릭터 디자인
서울시 기술교육원 동부캠퍼스 디지털콘텐츠디자인과를 수료하면 두 가지 형태의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는 모양이다. 책자로 된 것 하나, 그리고 웹 사이트 하나. 책자로 된 것은 마지막 주인 다음 주에 작업한다고 하고, 일단 그동안 만든 것들의 목업 이미지를 생성해 놓으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웹 사이트는 마지막 날 수료 전에 배포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 사이에 웹 디자인 시간에 배운 것을 토대로 Bootstrap을 이용하여 각자의 웹 사이트를 구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웹 퍼블리싱에 충분히 익숙해지지 않은 사람들은 많이 헤매고 어려워하시더라. Bootstrap 템플릿을 고르고 웹 브라우저로 열어본 후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남기고 주석 처리 후 위에서부터 조금씩 수정해 나갔다. 불필요한 것도 일단 혹시 모르니 완전히 지우지는 말고 주석 처리만 해 놓으라고 하시더라. 맨 마지막에 다 완성된 후에 지워도 충분하다나. 나는 필요 없는 것을 날리고 남은 것들에 대해 어느 정도 분석이 되어 교수님 설명보다 좀 더 앞서 나간다거나 내 마음대로 좀 더 건드려 보았다.
이전에 웹 프론트엔드를 제대로 배운 적은 없었지만 생각해 보면 HTML+CSS+JS 지식 없이 웹 프론트엔드 프레임워크 독학을 바로 시작했던 적이 있어 나 자신을 좀 강하게 키운 적이 있더라. Svelte+Sapper를 건드렸던 게 대학교 4학년 때쯤이었나. 지금은 Sapper 없어지고 SvelteKit이라는 웹 풀스택 프레임워크가 새로 나온 지 몇 년 되었다던데, 오랜만에 복습 겸 건드려 볼까 싶기도 하고. 포트폴리오 웹 사이트에 Svelte 다룰 줄 안다고 주장하는 김에 수업 시간에 작업한 웹 사이트를 SvelteKit으로 마이그레이션 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SvelteKit이 node.js 기반이니까 node.js도 다룰 줄 안다고 주장해도 되려나. 일단 SvelteKit은 아직 안 건드려 봤고 현재 다룰 줄 아는 건 프론트엔드 부분인 Svelte뿐이니 프론트엔드 쪽에만 적어놓는 게 안전하긴 하겠다. 아주 오래전에 만들었던 배우 포트폴리오 사이트는 Sapper로 구현한 건데, 저건 더 이상 업데이트 할 의향이 없으니 레거시로 방치해 두고, 심심할 때 SvelteKit을 건드려 볼 만한 프로젝트를 찾아봐야겠다. Framer도 건드려 보고 싶었는데...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건 늘 많지만 그럴 만한 여유가 안 된단 말이지.
이번 주 포트폴리오 제작 시간에는 캐릭터 디자인을 했다. 조그마한 태양곰과 거대한 불곰 콤비를 주제로 정했다. 이름은 태양곰의 다른 명칭인 말레이곰에서 따온 레이와 불곰의 아종 코디악곰에서 따온 코디로 지었다. 수업시간에 Illustrator의 Pen 도구를 주로 사용하는 작업은 상당히 오랜만에 진행되었다. 그래서인지 Pen 도구에 익숙해지지 못한 사람들은 꽤나 어려워하더라. 학기 초에 배운 이후로 연습해 볼 만한 상황이 별로 없긴 했다. 나야 컴퓨터그래픽기능사 실기 시험 준비한다고 3주 정도 수업 끝나고 한두 시간씩 작업하다 가던 게 Pen 도구에 익숙해지는 데 유의미한 도움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 실기 시험 결과는 금요일에 나왔는데 60점 커트에 79점으로 합격이었다. 포트폴리오에 일단 적어놓았던 기능사 자격증이 임시가 아닌 공식이 되었다.
아무튼 그렇게 연습이 된 게 있어서 나는 Pen 도구를 사용하여 그리는 것보다는 무엇을 그릴 것인지 기획하는 게 더 어렵더라. 구경해 보면 가끔 같이 배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퀄리티의 작업물을 만들고 계신 분들도 간혹 있다. 다 할 줄 아는데 혼자서는 잘 안 되니까 그냥 포트폴리오 만들러 온 건가. 나도 초보자들 사이에서는 초보자 맞냐는 소리를 가끔 듣는데 저건 아무리 봐도 초보가 아니다 싶은 무언가다. 난 대략 내 손그림과 Illustrator Pen 도구 그림의 퀄리티가 비슷한 수준인 듯하다. 여기서 실력을 더 높이려면 그림 자체에 대한 수준을 높여야 할 것 같은 느낌?
때로는 쉬는 시간에 다른 학생들 자리에 놀러 가서 구경도 하고 도와주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웹 퍼블리싱의 경우 사소한 실수 하나로도 의도한 바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으면서도 어디서 오류가 났는지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나는 그런 쪽으로 사전 지식이 있다 보니 문제 지점을 보다 쉽게 찾아드릴 수 있었다. 가끔 남아서 작업하다 보면 일찍 온 야간반 학생이 InDesign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걸 설명해주다 보면 무언가 가르치는 것도 나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커리큘럼 짜고 수업자료 만들고 이런 건 어렵지만 과제 도와주는 정도의 가르침은 늘 좋아하긴 했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잘 조합하여 적절한 방향을 찾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