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 루틴

2025년 7월 13일 일요일 을사년 계미월 계미일 음력 6월 19일

by 단휘

루틴이라는 건 늘 잘 지켜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진다. 조금씩 흐지부지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하루아침에 사라지곤 한다. 한참이 지난 뒤 어느 날 문득 '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했었더랬지' 하고 떠올릴 뿐이다. 마치 지금 내 다이어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처럼. 다이어리는 애초에 내가 뭘 해야 할지 인지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이드라인으로서 사용하던 녀석이라 고정적인 일정이 명확할 땐 굳이 필요하지 않은 녀석이긴 하다. 기술교육원 다니는 동안에는 필요성을 못 느끼던 게 어느 정도는 당연한 것 같다. 쓰는 김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사후 기록도 함께 하여 기억의 외부 저장 장치처럼 사용하기도 했는데 그 부분은 확실히, 이게 언제였더라 하는 걸 탐색할 수 없게 되었다.


당분간은 오전에 늘 가던 시간과 비슷하게 기술교육원에 가서 작업을 하다 올 계획이니 다이어리의 도움이 필요한지는 좀 더 살펴봐야겠다. 그것으로부터 독립한 채 일상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게 장기적인 목표인데, 현시점에서는 얼마나 가능한지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 기간처럼 하루 종일 그곳에 있지는 않을 거고, 급식이 나오지 않는 만큼 배고파지면 나올 테니 오후 시간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하는데, 시각적인 가이드라인 없이 해 나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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