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지개센터 청년플랜브릿지 3기 그룹밀착 1차시 & 2차시
심리학자인 강사님이 본인 소개를 하시다가 갑자기 내 표정이 밝아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무심코 반응해 버렸구나 하며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강사님 저서 소개에 좋아하는 출판사가 보여 반가웠다고. 그러자 유유냐고 바로 물어보시더라. 책 읽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좋아하는 출판사라고. 확실히 좋은 출판사는 다들 알아보는구나 싶더라. 그리고 난 역시 내가 느끼는 바를 날 것 그대로 표출하는 편이구나 싶기도 하고. 반대로 말하면 내가 아무 감정도 표출하지 않고 있다면 그건 나 스스로도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 무의식의 영역에 감정이 갇혀 있는 거라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최근에 들었다. 내가 느끼는 바를 탐색하는 훈련도 해봐야지. 이런 이야기는 일단 각설하고 오늘의 프로그램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각자를 나타내는 단어들과 함께 자기소개를 한 뒤, 그림을 그리고 투사 검사를 통해 무의식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이 묘사하는 상황과 관련된 강렬한 기억이 있을 경우 검사가 오염되어 있을 수 있어 100%로 받아들이진 말라고 하시더라. 설명에 의하면 나의 그림에는 스트레스가 약간 높게 나타난다. 스트레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은 존재하지 않고, 나를 보호해 주는 주변 환경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 표정 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무덤덤하고 초연한 태도로 서 있다. 사실 이 투사 검사에 대한 해석을 전에 들은 적 있어 각각의 요소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는 게 결과에 영향을 줄 것 같아, 예전에 이 검사에 대해 들었을 때 떠올렸던 느낌대로 그려 보았다. 지금도 해석과는 별개로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떠오르는 건 그거랑 크게 다르지 않기도 하고 말이다.
스트레스는 꼭 부정적인 것만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려고 헐 때 쓰이는 에너지라고 한다.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무엇을 하는 게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다들 주로 화면에 있는 예시 중에 하나를 골랐는데 나는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고 했다. 웬만큼 불편한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면 사람을 만나는 건 날 보다 나은 상태로 만들어 준다. 여행이니 쇼핑이니 등등 각자가 이야기한 요소에 대해서, 그렇게 즐거운 것들도 번아웃에 가까운 상태에서 하면 힘이 들고, 충전을 먼저 하고서 해야 한다고 하셨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가만히 있으면 회복되는데 다들 자극을 추구하느라 가만히 있지 못하게 되니, 특정 감각에 집중한 채 뇌를 쉬게 해주는 명상이 휴식에 도움이 된다더라. 개인의 성향에 따라 잘 맞는 명상과 그렇지 않은 명상이 갈려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신에게 맞는 명상을 찾을 필요가 있다나.
회복탄력성에 대해 설명하시며 보여주신 영상이 인상 깊었다. 뭐라고 검색하면 찾을 수 있으려나. 노래를 흥얼거리며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날 뻔했는데 그 순간 “으악!” 하고 놀라더니 잠시 후 노래를 마저 흥얼거리며 운전하는 영상이었다. 나는 회복탄력성에 자신이 없다.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서 회복된 척 하지만 사실은 회복되지 않은 걸 묻어두는 것에 가깝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려고 한다. 언제까지나 자신을 속이며 살아갈 수는 없지. 그리고 부족한 점을 인정해야 개선할 길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긍정적인 사고는 근육과 같아, 한 번에 늘지 않고 꾸준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건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건 늘 언젠가의 미래로 미루게 된다. 그 연습으로 오늘은 무작위 그림을 보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창작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조별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지어 보는 것이다. 도저히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 않은 그림에 대해서도 재치 있는 상상력을 발휘하시는 분도 있고 흥미롭더라. 즉석 해서 이야기를 지어내는 걸 어려워한다고 생각했는데 해보니까 이외로 말이 나왔다. 어쩌면 이 또한 알게 모르게 성장한 부분 중 하나일까.
행복은 주관적 안녕감이라 각자 기준이 다르지만, 구체적이고 자주 할 수 있으며 능동적인 무언가를 행복의 기준으로 잡는 게 좋다고 한다. 그러면서 회복을 위해 글을 쓰는 게 좋은데 감사일기보다 나 자신에 대한 칭찬일기를 추천한다고 하셨다. 감사할 일을 외부에서 찾기보다는 내가 잘한 일을 통해 행복을 찾는 게 더 좋다는 것이다. 행복이 찾아오는 걸 기다리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무언가 해냄으로써 행복하기. 합리적인 말이긴 하다. 나는 좋아하는 이들과 상호작용하는 데에서 행복을 느끼는데, 여기에는 나의 능동성도 필요하지만 상대의 영향도 받는다. 강사님은 좋아하는 방송을 본방사수 하지 않고 미뤄뒀다가 힘들었던 날 보상으로 보곤 한다는데, 난 그렇게 온전히 나의 의지로 할 수 있을 만한 게 뭐가 있을까.
안 좋아하는 걸 안 좋아한다고 선 긋고 멀리하면 행복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아주 오래전에 그딴 식으로 탈 거면 타지 말라며 욕하고 지나간 아주머니가 뇌리에 박혀 자전거를 타길 거부하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게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 때의 일이니 꽤나 오랫동안 거부해 온 것이다. 지금도 그런 식으로 무의식이 거부하는 것들이 많겠지. 그중 일부는 한 번쯤은 도전해 보며 “그럭저럭 나쁘지 않네”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영화 좋아하냐는 권역 청년의 말에 그런 도전의 의미로 함께 영화를 보고 오기도 했지. 영화는 그다지 성공적이진 못했지만, 내가 볼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경계가 좀 더 명확해진 느낌이었다.
내가 행복함, 편안함, 계속하고 싶음을 느끼는 게 어떤 게 있는지 상황이나 장소, 행위 등을 두 가지 이상 찾아서 적어가는 게 다음 주까지 숙제다. 이참에 나 자신에 대해 이것저것 탐색해 보도록 하자. 난 나에 대해 잘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것 같다. 여유가 되는 상황이라면 그때그때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 내 감정은 어떤지 탐색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최근에 했는데 늘 잊고 지낸다. 여유가 되는 상황에도 그럴 생각을 못 한단 말이지. 가끔은 친구 녀석이 시켜줘서 하기도 한다. 청년플랜브릿지 1기 수료생인데 역시 늘 나에게 도움만 주는 녀석이다. 내 행복에 한몫하는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