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정하고 나아가기

청년기지개센터 청년플랜브릿지 3기 그룹밀착 7차시 & 8차시

by 단휘

이번에야 말로 일찍 도착했다. 12시 조금 넘어서 센터에 도착한 후 책방 공간에 자리 잡고 앉았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큰방에서는 오전에 다른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듯해 보였다. 책방에서 나는 3주 차 과제를 수행했다. 버크만 검사를 토대로 나의 흥미에 맞는 직업과 평소 행동으로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직업을 몇 가지 탐색하는 과제는 주중에 Gemini와 함께 마쳤으나, 자기 성장 계획서의 초안을 작성하는 것은 미루고 있었다. Gemini와 대화를 해보니 생각지도 못한, 학생 때 꽤나 멋있다고 느꼈지만 그동안 잊고 지냈던 직업의 이름을 마주쳐 버렸다. Gemini와 나눈 대화는 여기에서 구경할 수 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건가 고민하다가 자기 성장 계획서의 목표를 정하지 못한 채 며칠을 보냈는데, 책방에 앉아 내가 장기 목표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몇 가지 적어놓고 각각에 대한 단기 목표가 어떤 게 있을지 살펴보았다. 적어놓은 것들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그나마의 관심사로 존재하였으나 대략적으로 알아보기만 하고 구체적으로 준비해 본 적 없는 분야로 목표를 설정해 보았다. 그 분야의 전문 교육기관에 대해서는 말랑말랑모임터에 가던 시절에 처음 알게 되었으니 알게 된 지는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당장은 지원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한 이래로 그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 이번에 작성한 자기 성장 계획서를 계기로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자기 성장 계획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과제로 작성해 온 초안을 기반으로 어떻게 수정 보완해야 할지 피드백을 받았다.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 기준을 정할 때, “어떻게 할 건데?”에 답을 내릴 수 있어야 실천 가능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셨다. 장기 목표에 대한 세 가지 목표는 이왕이면 서로 독립적인 것으로 다방면적으로 작성하는 게 좋다. 나의 경우 읽고 탐색하는 걸 위주로 적었더니 하나쯤은 교육기관 지원과 관련해서 목표를 잡아보는 게 어떻냐고 하시더라. 그런데 나의 [목표 1]이 이미 그 기관에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포트폴리오 작업이었어서 그것에 대해 설명을 드렸다.


이 분야로 취업을 하게 되면 좋고, 타 분야로 취업 시 월급의 일부를 초기 투자 비용으로 빼서 이 분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몇 년 전에 스쳐 지나가듯이 했다. 이 분야로 정말 취업 준비를 하든, 지금 참여하고 있는 일자리 사업에서 고용 승계가 이루어지든, 그렇지 못한 채 일자리 사업에서 한 작업물을 디자인 포트폴리오에 더해 디자이너로 취업 준비를 하든, 혹은 완전히 다른 분야로 방향으로 도전하든 언젠가는 해보고 싶은 분야니까 관련해서 뭐라도 해 봐야지.


자기 성장 계획서 작성을 얼추 마친 후, 자기수용과 타인수용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와 타인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잘한다고 했을 때 “난 그런 사람 아닌데…” 하고 되려 주눅 들지 말고, 못하는 영역에 대해서도 “그래, 난 이런 걸 어려워하지. 대신 내 장점을 살려서 저렇게 해 보자” 한다거나. 잘하는 사람을 시기하거나 못하는 사람을 타박하지 말고 서로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 때 분명 좋은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강점 카드를 활용하여 각자 자신의 강점을 세 개 뽑아 설명한 뒤, 조원들로부터 강점 카드를 한 장씩 받는 활동을 했다. 강점 카드를 한 장 골라 줄 때도 왜 그것을 선택했는지 이유를 설명했다. 딱 이거다 싶은 카드가 없을 경우에는 그나마 비슷한 카드를 뽑고 부연 설명을 하면 된다고 하셨다. 나는 사람의 첫인상에서 오는 이미지로 그 사람과의 거리감을 설정하는데 거리를 좀 많이 두려고 했던 이들 중에 집단 내 문제를 일으키거나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 쪽으로 감이 좋은 것 같아서 ‘직관’ 카드를 뽑았다. 그리고 작가보다는 출판편집자를 선호한다는 것을 예로 들며 앞에 나서는 자가 되는 것보다 그를 지원하는 자가 되는 게 적성에 맞는다고 ‘지원’ 카드를 뽑았다. 마지막으로 나의 이야기를 쏟아내기보다는 상대의 말을 듣는 경향이 있어 ‘경청’ 카드를 뽑았다.


조원들이 나에게 뽑아 준 카드는 ‘정보수집’, ‘호기심’, ‘겸손’. ‘의사결정’이었다. ‘의사결정’은 ‘목표달성을 위해 합리적, 효과적으로 방향을 결정하는 행동의 능력’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는데, 정확히 이런 느낌으로 뽑은 것보다는 딱 이거다 싶은 카드가 없어서 비슷한 것을 고른 거라고 하셨다. 욕구를 드러내고 원하는 바를 드러낼 줄 아는 것에 대한 카드가 있었다면 아마 그것을 주셨을 것 같다. ‘정보수집’에 대해서는 학생 때 팀 프로젝트를 할 때부터 자료 조사를 어려워하고 꺼려했기에 와닿지 않았는데, 저녁에 청년이음센터 때 알게 되어 작년부터 친구로 지내 온 청년들을 만나며 어떤 맥락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나는 자료를 직접 모으는 건 어려워 하지만 다른 이들이 공유해 놓은 자료를 적재적소에 전달해 주는 걸 잘한다. 나는 그것에 흥미를 느낄 법한 사람에게 전달했을 뿐이지만 전달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자신의 흥미 분야에 맞는 정보를 잘 수집해 주는 것일 테니 정보 수집을 잘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겠다 싶었다. 어쩌면 자료 조사는 못 해도 정보 처리는 잘하는, 뭐 그런 걸까.




사전에 질문받은 것을 기반으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공감되는 질문은 거의 없었다. 직장 상사가 어쩌고 하는 것도, 자신이 쓴 글로 책을 내고자 하는 것도, 가족이 어쩌고 하는 것도…. 확실히 우리는 ‘고립은둔청년’이라는 같은 카테고리로 묶여 있지만 서로 너무나도 다르다. 각자 서로 다른 이유로 세상을 등지게 되었고, 서로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서로 다른 계기로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세상으로 다시 나올 용기를 얻게 되었다. 강사 님께서 해주시는 이야기도 다 좋은 말씀이긴 한데 질문이 와닿지 않다 보니 답변도 나에게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이미 지난 몇 년의 지원사업 참여 속에서 배우고 느껴 삶에 적용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에겐 이미 하고 있는 거지만 누군가에겐 새롭게 배운 의미 있는 내용이 되었겠지.


사람마다 메인 감정이 있어 다른 감정일 때도 그 감정이 나오기도 한다는 말은 꽤나 흥미로웠다. 강사 님의 경우 메인 감정이 억울함이어서 다른 부정적인 상황에도 억울한 감정으로 드러난다나. 어쩌면 내가 느끼는 불안과 공포 중에도 실제는 그런 감정이 아닌 것들도 있을 수 있겠다. 보통 감정은 한 가지만 오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감정이 한 번에 오는데, 내가 느끼는 감정이 이 감정이 맞는지,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지 이해하기 위해 감정의 종류를 공부하고 감정에 이름을 붙여 보는 것도 좋다고 하시더라. 감정 카드를 이용해도 좋고, 인터넷이나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도 좋고, 비폭력대화 책에도 다양한 감정이 열거되어 있는 페이지가 있어 추천한다나.




이걸로 4주 동안 진행되는 청년플랜브릿지 그룹밀착 마인드셋 프로그램이 끝났다. 다음 주부터는 담당 매니저님과 함께 일대일 개인밀착을 총 7회 진행한다고 한다. 나는 일자리사업 때문에 개인밀착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고 조기 종료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총 3일 사용할 수 있는 연차를 나누어 6번의 반차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여 다음 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에 반차를 요청했다. 서울시 사업이라 참여 기업과 서울시 모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기업에서는 허가를 해주셨고 서울시는 승인 대기 상태다. 끝까지 참여할 수 있게 된 만큼 남은 시간도 모쪼록 유의미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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