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지개센터 청년플랜브릿지 3기 그룹밀착 5차시 & 6차시
프로그램은 13시에 시작하지만 12시 정도부터는 와 있어도 된다고 하길래 커피도 한 잔 하고 여유롭게 취미 생활을 좀 하다가 시작할 겸 일찍 출발하려고 했는데, 나갈 준비를 하는 나에게 말을 걸고 관심을 표하는 가족에 의해 약간 지체되었다. 역시 아침 일찍 나가버리는 게 불필요한 관심을 사지 않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아침에 현관문 앞까지 쫓아와서 말을 거는 가족으로 인해 핸드폰과 우산을 두고 나가 불편함을 겪었는데 이번에 또 가지고 나가려던 것을 깜빡했다. 스트레스 반응이 강하게 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센터에 도착하니 시작 10분 전으로, 그렇게 일찍 도착한 것도 아니게 되었다. 늦는 사람들을 기다리다가 13시 5분에 시작했을 때 우리 조에 나 밖에 없던 것도 참 미묘했지만. 그런데 다른 조에도 두 명씩밖에 없었다. 제시간에 오는 게 다섯 명이라… 분명 전체 인원은 열 명이 넘을 텐데 말이다.
지난주에 그랬듯이 이번에도 지난주 과제를 복기하며 시작했다. 지난주에 일주일 동안 실천해 보기로 했던 실행 의도 중 얼마나 실천했는지 적어보고 실패 원인을 분석해 본 후 어떻게 수정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뭐 먹을지 고민만 하다가 시간이 지체되어 못 먹곤 하는 나의 아침 식사는 대체 무엇을 먹어야 하는 것일까. 평일 점심은 미래청년일자리 인턴으로 일 하는 회사에서 제공되고 저녁은 센터에 와서 스낵바를 이용하는데 아침은 고정적인 무언가가 없다. 스낵바도 컵라면이나 컵밥을 먹는데 아침마저 라면을 먹으면 건강에 좋을 게 없을 것 같아 라면은 처음 한 번만 먹고 그 뒤로는 뭘 먹을까 하다가 결국 간식거리나 대충 주워 먹고 나갔다. 아무래도 냉동식품 같은 걸 좀 쟁여 놓으면 좋을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당장은 실천하기 어려운 영역이니까 말이다. 100% 달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목표를 낮춘 후 어느 정도 습관이 든 다음에 목표 수준을 조금씩 높이는 게 좋다고 하셨다.
과제 복기를 하고 난 이후에는 버크만 검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지난주까지 하라고 메일로 보내주신 버크만 검사의 결과를 해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요즘 워낙 청년센터 같은 데에서도 이것저것 검사를 많이 시켜주기 때문에 버크만 검사를 최근 1년 이내에 해본 적 있다는 사람도 몇몇 있었다. 나는 그래도 2년 정도 지나 다시 해볼 만한 상태였다. 강사에 따라 설명하는 방식과 표현에 차이가 있고 스스로에 대한 이해 정도에 따라 결과지도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충분히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검사를 해보니 이전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더라. 기존에 파랑 사분면에 있던 흥미가 빨강 사분면으로 이동했는데, 다 중앙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라고 하셨다. 버크만 검사 자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버크만 검사 후기로 따로 정리해 놓았다.
검사 결과는 평소 행동 → 욕구 → 흥미 순서대로 살펴보았다. 스트레스 행동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버크만 맵에서도 겹쳐 있기 때문에 욕구에 대해 살펴볼 때 함께 살펴보았다. 각 사분면에 위치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성 중 자신의 평소 행동에 해당하는 항목에 체크해 보고, 그중 몇 가지 특성에 대해 어떻게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버크만 검사에서의 평소 행동은 타인이 보는 나의 일상적인 모습인데, 때로는 TPO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일 줄 아는 기술이 있으면 좋다고 타 색상의 강점을 일부 빌려오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빌려온다’는 것은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만 그런 특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려고 애쓸 필요는 없고 딱 그게 필요한 순간에만 일시적으로 해낼 수 있는 정도의 노력이면 된다.
예를 들어 “생각하는 사람”에 가까운 내가 늘 “결단력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긴 힘들지만,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 순간에는 고민의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현 상황을 기반으로 결론을 내려보자는 노력을 할 수는 있는 것이다. 때로는 직접 그 특성을 빌려 오려고 노력하고 연습하는 게 어려울 수 있는데, 그럴 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내가 “논리적인” 특성을 갖고 싶다고 하루아침에 갑자기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내가 가진 두루뭉술한 생각을 논리적인 사람에게 이야기하며 사고의 흐름을 좇아 내 생각을 구체적인 어휘와 표현으로 정리하는 법을 도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욕구에 대해서도 각 사분면에 위치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욕구 중 자신이 가진 욕구에 해당하는 항목에 체크해 보고, 그중 몇 가지 욕구에 대해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말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노랑, 초록은 비교적 적었지만 모든 사분면에서 내가 가진 욕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평소 행동도 빨강과 파랑에서 주로 나왔는데, 평소 행동이든 욕구든 전체적으로는 파랑, 생각하는 사람에 가까우면서도 정반대에 있는 빨강, 행동하는 사람의 특성이 섞여 있는 것 같다. 인간이란 복합적인 존재니까 말이다.
흥미에 대해서는 버크만 맵을 보지 않고 열 가지 분야에 대한 흥미 수준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 흥미 분야 고점 세 가지와 저점 세 가지를 적어보고, 이를 참고하여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좋았던 활동과 피하고 싶은 활동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고점 1순위 “기술”과 관련하여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던 시절 그럭저럭 할 만했던 것을 작성하였고, 고점 2순위 “문학”과 관련하여 브런치 작가(글) 및 투비컨티뉴드 작가(일사툰)로 취미 생활을 즐긴다는 것을 작성하였으며, 고점 3순위 “사회복지”와 관련하여 학부생 때 멘토링 장학 활동을 즐기며 했던 것을 작성하였다. (”문학”이라고 해서 문학 그 자체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언어적인 표현 전반을 나타내며, “사회복지”도 복지사 같은 것만이 아니라 가르치거나 도와주는 것을 포괄한다) 그리고 저점 세 가지는 설득, 숫자, 예술이었는데, 설득이나 숫자는 늘 어려워하는 영역인 것 같고 예술도 전시회나 미술관 관람 같은 데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게 그것에 대한 흥미가 낮아서 그런 것 같다.
흥미와 직업 탐색 개요를 살펴보며 앞으로 준비해 보고 싶은 직업과 피하고 싶은 직업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았다. 머릿속에 있는 것만으로 판단하면 시야가 좁아지니 인터넷 검색이나 생성형 AI 등을 활용하여 찾아보라고 하셨다. 나는 강사, 출판편집자, SQA 등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적었는데, 적어놓고 생각해 보니까 각각 기술+사회복지, 기술+문학, 기술 그 자체… 현재의 흥미 1순위인 “기술”을 기반으로 2순위나 3순위를 조합한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해본 세 번의 버크만 검사에서 1~3순위가 문학-기술-음악 / 문학-기술-사회복지 / 기술-문학-사회복지였던 걸로 보아 사회복지는 점차 흥미가 확고해진 편이고 문학과 기술은 늘 확고하게 좋아해 왔는데, 이번에 살펴보니 확실히 직업은 “기술” 기반으로 갖고 “문학”은 취미의 영역으로 두는 게 좋은 것 같다. 이미 어느 정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고 말이다. 지금 하고 있는 디자인 인턴도 심미적인 창조보다는 레퍼런스 탐색하여 적용하는 것에 가까워 “기술” 베이스로 “예술”을 조금 가미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피하고 싶은 직업으로는 법조계나 의료계 같은… 왠지 돈 잘 되는 분야는 내 흥미 밖에 있다. 이런 성향에 돈 욕심이 있었다면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별로 없어서 다행인가 싶기도 하고.
다음 시간까지는 버크만 검사를 토대로 나의 흥미에 맞는 직업과 평소 행동으로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직업을 몇 가지 탐색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중 한두 가지에 대해 어떻게 이루어 낼 수 있는지 조사해 보고, 자기 성장 계획서 초안을 작성해 오기로 했다. 탐색한 직업 중 희망 진로가 생겼다면 이를 위한 목표를 설정해도 좋고, 그것과 별개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심리적 회복이나 신체 건강 개선 등을 목표로 삼아도 좋다고 하셨다. 나는 처음엔 개인적 목표를 기반으로 작성해야지 싶었는데, 문득 이 참에 진로 목표를 설정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단 직업 탐색 몇 가지를 해본 후에 결정해야지. 다음 주에 있을 토크 콘서트를 위한 사전 질문을 수요일까지 제출하는 것까지가 과제다. 어느새 청년플랜브릿지의 그룹밀착 활동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