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 불편함

2025년 9월 15일 월요일 을사년 을유월 정해일 음력 7월 24일

by 단휘

어느 30대 중후반쯤 되는 사람을 보며 20대 초중반의 나만큼 모자라다고 느꼈다. 사업 신청 자격이 만 39세까지니 많아봐야 30대 후반이고, 대학 졸업 후 10년 넘게 직장 경력이 있다고 하니 대충 계산해도 30대 중반은 되는 사람이다. 타인을 볼 줄 모르고 그저 툴툴대기만 했던 몇 년 전의 나의 모습이 그에게 투사되어 보였다. 이런 식으로 과거의 나를 마주하는 건 썩 유쾌하지 않다고 느꼈다. 언젠가의 미래에 보면 현재의 나 또한 별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존재일까.


체감상 최근에 알게 된 사람들은 이전에 비해 그다지 곁에 두고 싶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높아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새로 알게 되는 사람에 비해 관계를 이어 나가고 싶은 사람이 별로 없더라. 게다가 전에는 나와 상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완전히 쳐낼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물론 내가 느끼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면 완전히 선을 그어버리기도 했다) 요즘은 그런 이들을 굳이 곁에 두고 싶지 않아졌다. 그런 이들을 곁에 둠으로써 얻게 되는 피로가 날 그렇게 만든 걸까. 어제는 잠시 지난 기억을 반추하다 내가 그런 사람을 불청객이라고 느끼기도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날 불편하게 만드는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볼까 하다가 그만뒀다. 아침부터 불쾌한 기억을 떠올리는 건 썩 좋지 못한 것 같다. 이따 저녁에 센터에서 저녁 식사 후 아무도 없으면 살짝 정리해 볼까. 뚜렷한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있고 왠지 모르게 경계하게 되는 사람도 있더라. 내가 그들에게 느끼는 감정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걸 알아야 피해가든 개선하든 할 수 있겠지. 한 번쯤은 마주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의 무의식이 내리는 판단은 빅데이터의 산물인가 아니면 그저 편견인가. 그것은 늘 난제다. 편견을 갖지 말자던 모든 시도는 괜한 짓으로 끝났다. 요즘은 좀 더 무의식의 판단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무의식이 거부하는 이들은 처음부터 가까워질 생각 없이 거리를 두고 대하는 게 낫더라. 최소한의 비즈니스적인 사회성만 남겨 놔야지. 그런 사람들 앞에선 이미지 관리 같은 것조차 할 생각이 안 든다. 좋게 좋게 대하다가 애매한 관계를 이어 나가느니 서로 성향이 맞지 않음을 인정하고 각자의 길을 가는 게 낫지. 공적으로 자주 만나야 하는 사이라면 딱 그 정도 비즈니스적인 사회성만 유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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