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1일 금요일 을사년 정해월 갑오일 음력 10월 2일
삶은 어떻게든 살아진다. 그게 참 미묘하면서도 신기하다. 10여 년 전쯤 조용히 사라졌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녀석이 그냥저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남아 이렇게 글을 끄적이고 있는 것부터가 그렇다. 어떻게든 살아지지만 이왕이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좋지 않을까. 세상을 늘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방어적으로 주변에 칼을 겨누고 있는 이도 언젠간 그러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고 서로 편해질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당신에게 우호적인 존재마저 당신을 등지기 전에 답을 찾을 수 있기를.
어제는 노트북이 필요한 프로그램에 노트북을 챙겨가지 못했다. 다행히 노트북을 활용하는 시간은 짧고 대체로 대화 위주였다. 노트북이 필요한 순간도 태블릿이나 핸드폰으로도 할 수 있는 거였다. 물론 타자 속도가 훨씬 느리다는 단점이 있지만. (블루투스 키보드 배낭에 옮겨 넣는 거 또 깜빡했네. 집에 와서 넣어둬야지 해놓고 지금 생각났다.) 필요한 게 없어도 그럭저럭 대체 수단을 찾아 진행할 수 있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잘못을 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최선의 방안을 찾고 어떻게 하면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을지 재발 방지법을 찾는 것이다. 급하게 추가 발주를 해야 하는 건에 대해서 일자리사업 근무지 대표님이 다른 청년 분께 그런 맥락에서의 이야기를 하시더라. 맞는 말이긴 한데 늘 실수나 잘못의 당사자가 되면 그렇게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또한 경험 속에서 개선되겠지.
인간관계는 참 어려운 것이다 싶다가도 가끔은 인간관계가 너무 재밌다. 역시 인간은 흥미롭다. 아주 드물게 상대가 나에게 인간관계로 게임을 걸어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난 도전을 받아준다. 그런 티키타카 속에서 또 인간관계는 어떻게든 흘러간다. 서로가 느끼는 바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충분한 정신적 여유가 된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비슷한 스탠스를 취해도 누구는 우호적으로 반응하고 누구는 공격적으로 반응하는데 솔직히 후자는 아직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살다 보면 가끔 마주치는 유형의 사람들인데... 언젠간 그들과 소통하는 법도 알게 되겠지. 사실 그냥 연이 아닌갑다 하고 넘어가면 문제없이 살아지는 영역이기는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