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 소화

2025년 11월 24일 월요일 을사년 정해월 정유일 음력 10월 5일

by 단휘

소화 기능이 저하된 듯한 느낌이 드는 게 벌써 겨울이다 싶다. 직접적인 추위 그 자체보다도 체온 유지에 에너지 사용이 몰리는 게 특히 힘들다. 소화 기관에 가야 할 에너지마저도 체온 유지에 뺏기는 것 같고, 뇌로 가야 할 에너지마저 체온 유지에 쓰인 것만 같다.


아침 식사를 하기는커녕 어제 저녁 식사가 다 소화되지도 않은 것 같다. 어느 순간 정신 차리고 보면 잠시 정신을 놓고 있었음을 깨달을 때도 있다. 소화 기관이 일을 잘 못 하다 보니 전반적인 섭취량 자체가 줄어 에너지 총량도 줄어드는 것 같다. 역시 곰들이 동면을 준비하던 가을에 에너지를 충분히 비축해 놓았어야 하나.


에너지 비축이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게이너를 섭취하며 6kg 정도 늘었던 것도 이 정도면 됐겠지 하며 섭취를 중단하자 3kg 정도가 다시 줄었고, 중식이 제공되는 환경에 몇 개월 있었더니 또 약간만 늘어난 채로 머물러 있다. 몇 개월에 한 번은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실려가던 시절에 비하면 5kg 정도 늘었고 이제는 그렇게 실려가지 않지만,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에너지만 충족된 느낌이다.


잘 먹고 잘 움직이고 잘 쉬는 게 중요하다던데 그중 어느 하나 지키기 쉽지 않다. 그런 게 충족되면 그거야말로 완벽한 삶 아닐까. 어찌 되었건 지금 난 이 계절을 벗어나 소화 기관도 다시 제대로 활성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싶을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317 살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