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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다니 Mar 14. 2016

오늘도 힘들었다면

2013년 5월 16일의 일기



잡다한 고민들 엮어서 다 쏟아버렸으니 이제 당분간은 고민스러운 일들도 별로 없겠지 했는데 웬걸, 요즘 드는 고민들은 상상 초월에 예상 밖의 일들도 참 많다. 감정이라는 것은 이성으로 잘 설명되지 않는 것이고, 그래서 눈물이라는 것도 말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최근에 깨달았다. 꿈도 하나 이뤘는데 뭐가 그렇게 힘들고 슬프냐 하겠지만 꿈과 별개로 현실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 또한 곧 깨달았다.

 

일 년 전까지의 고민은 '사는 것'에 대한 것이었다면 요즘의 고민들은 '먹고사는 것'이어서 나의 고민이 '소비'에서 '생산' 쪽으로 옮겨져 갔다고 한다면 나름 꽤나 생산적인 고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지. 그러나, 먹고사는 일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건너뛰고 어떻게 어른이 되겠냐는 선배 어른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냥 무기력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직은, 비생산적인 청춘이다.


노동자에게 산다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시간은 사치이고, 근로자에게 내일은 기다려지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지는 것이라면 인생이 참 퍽퍽하구나 라는 생각이나 곱씹으며 괜히 우울해지려던 찰나,

그래도 감사한 것은 이렇게 늦은 밤 지친 마음을 고요히 적셔주는 음악이 있고, 우울한 마음을 포근히 만져주는 사람이 있고, 복잡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는 일기장이 있다는 것.


오늘도 힘들었다면,

그래. 오늘도 참 열심히 살았다는 것.

그러니 오늘도 잘했다고 뭉친 어깨 한 번 토닥여주며,

그보다 더 뭉친 내 마음 한 번 다독거리며,

그렇게 내일을 준비한다.


모두가 이렇게 사는 거겠지 하며-

다음에 도전할 꿈을 고르는 행복한 고민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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