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여행기 5
비행기를 놓친 탓에 예정보다 2시간 늦게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포르투알레그리 공항은 작아서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공항건물로 들어옵니다.
저는 익숙하게 비행기에서 재빨리 내려와 버스에 탑니다.
그리고 제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을 보는데 아차 싶습니다.
모두 너무 여유롭게 천천히 계단을 내려옵니다.
나만 너무 서두르고 있구나!
내가 지금 어떤 나라에 와 있는지 실감하게 해 준 첫 번째 순간입니다.
공항에서 픽업 도움을 받아 차를 타고 호텔에 도착합니다.
다행히 공항에서 시내가 멀지 않습니다.
약 15분 만에 도착합니다.
드디어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풉니다.
서울 집에서부터 포르투알레그리 호텔까지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중간에 기다리기를 열몇 시간,
총 41시간 동안 여행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 유럽에 가면서 거의 하루를 다 쓴다며 불평하던 게
이젠 껌 씹기가 될 것 같네요.
호텔은 4성급이지만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객실에 티포트가 없고, 커피와 차도 없습니다.
슬리퍼도 없습니다.
혹시나 해서 하나 가져오길 잘했습니다.
냉장고에 있는 물과 선반 위의 간식들은 모두 판매용입니다.
수돗물을 마실 수는 없으니 슈퍼에 가서 물을 사 와야 합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플러그는 브라질 콘센트에 안 맞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어떤 데는 맞기도 합니다.
가져온 멀티어댑터 중 유럽용이 다행히도 작동합니다.
자세히 보면 한국 플러그의 핀이 유럽 플러그보다 조금 더 두껍습니다.
동료에게 핀을 빌려 유심칩을 꼽았는데 다행히 잘 작동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느리고 자주 끊깁니다.
호텔 와이파이도 느립니다.
한국과 시차가 12시간이라 너무 졸립니다.
그래도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이곳 시간에 맞추어 생활해야 합니다.
졸린 눈을 하고 씻고 옷을 챙겨 입고 일정을 소화하러 밖으로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