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 사랑해

by 다은

밤잠을 잘 시간이 되면 지후와 침대에 누워 그 날 있었던 일들을 몇 가지 이야기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곤 한다. 오늘 우리가 어디를 갔다 왔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어떤 놀이가 재미있었는지 등에 대해.

에너지를 다 쏟은 날에는 수월하게 잠을 자기도 하는데 그런 날은 아주 드물고, 지후는 보통 바로 잠이 들지 않아서 1시간 정도를 뒤척이고 굴러다니다 잠이 든다. 그럼 나는 “엄만 이제 너무 졸려서 자야겠다. 잘 자~”하고 눈을 감은 뒤 자는 척을 하는데, 이 때 내가 천장을 보고 누우면 지후는 내 고개를 자기 쪽으로 돌려 내 얼굴 정면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눕는다. 어쩌다 지후가 내 몸을 타 넘어서 반대쪽으로 가서 자는 날이면, 다시 내 팔을 끌어 자신을 향해 돌아누우라고 한다. 지후를 향해 돌아누우면서 “엄마가 지후 있는 쪽으로 누워 자는 게 좋아?”하고 물으면 기분 좋은 듯 미소 짓는 지후.


그럼 다시 “엄마 이제 진짜 잘게, 지후도 얼른 자”하고 자는 척을 시작한다. 지후는 내 옆에 누운 채로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다가 혼자 박수를 치기도 하고,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쫑알거리는 등 누워서 조용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골라가며 한다. 나는 눈을 감은 채로 그 소리를 듣는다. 그러다가 혼자 노는 것이 심심해졌는지 “엄마 뭐해요?”하며 얼굴 앞으로 다가오는 지후. 못 들은 척하고 계속 눈을 감고 있으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볼을 조물거리고 눈을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콧구멍에 손을 넣기도 한다. 그러면서 “엄마 뭐해요~~?”하고 대답 할 때까지 끊임없이 묻는 지후. 결국 자는 척을 포기하고 “엄마 코~ 자고 있지”하고 대답하면 그 조그마한 코에서 나오는 뜨끈한 콧김이 내 코에 닿을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는, 쪽쪽 소리를 내면서 내 코와 입 주변 여기저기에 뽀뽀를 하기 시작한다.


사실 잠자리에 누운 지 한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지후가 잠이 들지 않고 장난을 칠 때면 나 역시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그 이후에 밀린 할 일이 떠올라서 짜증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이 때 지후의 뽀뽀세례를 받고 나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온다. 참으려고 했지만 못 참고 터져 나오는 웃음. 내가 그렇게 피식 웃는 것을 보면 지후도 나를 향해 배시시 웃는다. 그리고 내가 다시 지후에게 답 뽀뽀를 해주며 “잘 자, 사랑해”하고 말하면 지후도 내게 “잘 자, 사랑해”하고 다시 자기 베개에 눕는다.

그렇게 우리의 하루가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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