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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겸 Jul 19. 2016

Day 42

아이오와 입성기


오늘 탄 거리: 141km (Omaha ~ Atlantic)

총 이동 거리: 3510km

오늘은 오후 내내 천둥번개가 친다길래 그냥Omaha에 남아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침을 먹고 잤다. 일어나보니 무려 11시. 예보를 다시 확인해 보니 뇌우 예보가 감쪽 같이 사라져버렸다. 우리나라 기상청을 욕할 게 못 된다.

결국 부랴부랴 짐을 싸서 출발. 미리 Warmshowers를 통해 동쪽으로 130km 떨어진 Atlantic이라는 마을 근처에 묵을 곳을 잡았다. Omaha의 시내를 완전히 가로질러야 하기에 좀 골치가 아팠다.

이런 복잡한 길이 나오면 피곤하다.
Omaha의 멕시칸 타운.

도시를 자전거로 건너는 건 그닥 즐겁지 않다. ㅏ차가 많아 정신이 없고 신호가 너무 많아 엄청나게 느려진다. Omaha 역시 엄청나게 복잡했지만 구글 맵스로 극복. 드디어 도시를 빠져나왔다.

Welcome to Iowa.
아이오와 경계선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 센터. 구글 서버 중 일부가 여기 있다. 미국에는 총 7개가 있다고.
경비가 삼엄하다.
나한테 왜 이러니...

하늘이 낮부터 심상치 않더니 결국 3시쯤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엄청 많이. 망할 기상청. 한 시간 동안 물에 빠진 쥐처럼 허우적 거리며 비를 뚫고 달렸다. 쉬고 싶어도 옥수수만 있어서 숨을 곳이 없었다.

폭우중
귀신같이 맑아졌다.
아이오와에서 많이 먹는다는 pulled pork sandwich.


비가 그치자 귀신 같이 다시 더워진다. 그리고 습해진다. 그래도 풍경은 캔사스나 네브라스카보다 훨씬 더 이뻐서(물론 그래도 옥수수밭만 있는 군 마찬가지지만 옥수수밭에도 급이 있다고 생각한다) 즐겁게 갈 수 있었다. 언덕이 인간적으로 너무 많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아름답다.
비포장도로지만 경치가 좋아서 용서된다.


결국 저녁 9시쯤 되서 Warmshowers 호스트 Penny네 집에 도착. 감사하게도 피자를 사놓고 기다려주고 있었다. 감동 ㅠㅠ

경로 짜는 중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Penny가 한국인을 호스팅하는 게 벌써 네 번째라는 말을 했다. 여태 8년 동안 25명 정도가 Warmshowers를 통해 자고 갔는데 그 중 한국인이 제일 많다고.

아이오와 옥수수밭 한 가운데 있는(심지어 비포장 도로에 있는) 이 집을 지나간 한국인이 벌써 세 명이나 되다니, 진짜 신기했다. 한국 사람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긴 하나 보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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