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banism Newyork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길 바라는 마음에 글이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하지만, 뉴욕에 관한 글을 쓸 때에는 여러 가지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도시학 내지는 어바니즘이라고 불리는 학구적인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편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어바니즘을 꼭 어렵게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령 '이번 주 금요일에는 뭐해요?'라는 질문만으로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여러분의 주말 계획이 어떻게 되시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시겠는가? 한 주가 너무나도 힘들었던 나머지 주말엔 푹 쉬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니라면, 이번 주 금요일 밤은 달려야 한다며 전의를 다지는 분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두 가지 모두 다 할 수 있을 때 어바니티(Urbanity)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보습 대일 땅’과 같이 내 영혼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서도, 언제든지 달려 나가 ‘미친 듯이 놀아볼’ 수 있는 곳에서 어바니즘(urbanism)을 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도시를 찾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를 잘 해내는 도시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뉴욕은 이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철저하게 익명성을 지니며 홀로 살아갈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놓은 도시이다.
나에게 있어 도시학은 나를 공부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나를 알기 위해선 우선 남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 안에 비친 내 모습이 어떠한가를 놓고 사색할 때에서야 비로소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그 수많은 거울은 바로 도시로서 존재한다. 전망대에서 마주친 수많은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여러 가지 감정들을 돌아보면서 나는 나 홀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님을 느꼈다.
이러한 고민을 다루는데 뉴욕만 한 곳이 없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서울과 뉴욕은 달라도 너무나도 다르지만 역설적이게도 서울이 뉴욕을 참 많이 닮았다. 무엇이 닮았고 어느 점이 다른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그 안에서 나의 정체성이 드러나고 내가 누구인지 이해할 여지가 생긴다.
도시 공부를 평생 하고 싶은 이유다.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