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와의 전투기(1)

by 무연


거제에 오자마자 들어간 프로젝트가 있었다. 다이어트였다. 누군가는 새로 이사하면 집 꾸미기부터 시작한다는데, 나는 몸부터 뜯어고쳐야 했다. 유학살이에 치이고 서울살이에 지친 몸은 몇 년 새에 30kg가 불어있었다. 쉽게 말해 나도 모르는 사이 초등학생 한 명이 내 몸에 살고 있는 셈이었다. 지방이라는 이름의 그 아이가 내 배 위에서 쿨쿨 자고 있었고, 나는 그 아이를 매일 밥 잘 먹여 키우고 있었던 거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건강을 위해선 뺄 수 있을 만큼 빼야 했다.


당시 나는 어처구니가 없게도 마음도 다 망가져 있었지만, 몸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심혈관 질환, 당뇨, 통풍, 산부인과 질환까지. 아주 종합 세트가 따로 없었다. 엄마는 기겁을 하며 당장 살을 빼라고 하루가 멀다하고 외쳤다. 그건 거의 신용불량자 독촉 전화 수준이었다.


살을 빼려고 해본 사람은 안다. 다이어트는 고행 중의 고행이다. 먹는 거 좋고, 자는 거 좋고, 쉬는 거 좋은 나에게, 다이어트는 곧 생존권 침해였다. 아니, 애초에 나는 거제에 쉬러 왔는데, 이건 뭐, 지옥 캠프에 입대한 기분이잖아?


그럼에도 나도 거울을 보는 건 싫었다. 뒤룩뒤룩 찐 살, 허리 라인이 사라진 지 오래인 몸. 길을 걷다가 날씬하고 예쁘장한 또래 여자가 지나가면, 나는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외모지상주의를 욕할 만큼의 정의감도 없으면서, 내 질투심은 은근슬쩍 사회 탓을 했다.

‘아… 이건 다 광고 탓이야, 인스타 탓이야.’

하지만 속마음은 알고 있었다. 이러면 안 돼. 마음까지 못난이가 될 순 없어. 나는 안 그래도 이미 상처투성이인데.


나는 다짐한다. 다이어트, 돌입한다. 다이어트, 이긴다. 다이어트, 부순다. 하반기까지 목표한 몸무게를 찍고야 말겠다.


거제 적응기와 함께 시작된 다이어트 도전기!

무운을 빈다, 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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