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2일째, 87.0kg
하루 만에 600g 빠졌다.
딱히 운동을 하거나 단식을 하지는 않았는데, 저녁을 굶었더니, 아침에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좋았다. 알면서도 지키기 어렵다. 근데 다이어트를 대외적으로(?) 선언하고 나니 은연중에 없던 참을성이 생기는 것 같다.
점심도 가볍게 먹으려고 했는데, 팀장님 아들이 명문대 편입에 성공하여 중국집 코스요리를 먹었다. 코스긴 한데 한 접시에 나오는 요리를 덜어 먹다 보니 눈치가 보여 많이 못 먹었다. 나에겐 잘된 일이다.
다이어트를 하려고 보니 먹을 일이 생긴다. 과장님은 요즘 같은 하락장에도 60% 수익률을 세우며 한턱 쏘시기로 했다. 집에는 장모님이 챙겨주신 재첩국에 돼지갈비에... 온통 사랑이 가득해서 이 사랑을 피해서 살을 뺀다는 것은 놀랍도록 어렵다. 가장 큰 방해꾼은 내 옆의 그녀인데, 그래도 오늘은 방어에 성공했다.
아내가 해주는 어쩌고 오이는 정말 맛있다. “맥주랑 먹어야 하는데”, “육회에 소주?”, “밥 할까?” 수많은 유혹을 둘이서 아무도 보지 않는 쇼를 하며 대견스럽게 버텨냈다.
그렇게 만들어낸 -600g인 것이다.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