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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 Lee Jun 01. 2019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 02

내 브런치 글을 커피를 가지고 시작해 보고 있다. 결국 첫 번째 글을 내가 마셨던 가장 인상 깊었던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다고 보면 되겠다. 그래서 더 담으려고 했던 나머지 내용들을 이어서 가보려고 한다.


탄자니아에서 총 3 개월간의 프로젝트 마무리하고 종료 보고를 하고 홀가분하게 귀국길에 오르기 전에 이제 나의 인생 커피로 경험한 그 커피의 원두를 구매하였다. 그라인더가 없었던 시절이라서 지금 생각해도 참 창피할 정도로 무지하게 다 갈아서 왔다. 푸하하...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웃기다. 나름의 진공 포장이라고 했지만 집에 도착해서 여행 가방을 열었을 때 너무나 강하고 진하게 벤 커피 향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모카 포트를 이용해서 꾸준히 커피를 마시다가 우연히 핸드 드립을 알게 되고 지인에게 장비를 선물 받게 되었다. 처음부터 케맥스로 시작을 해서 아직도 케맥스 + 콘 필더 조합으로 드립을 하고 여름에는 9시간 정도 걸려서 내려지는 더치커피를 병행해서 커피를 즐겨 마시고 있다.


평생을 그리워하며 기억하는 그 맛과 같지는 않지만 한 번에 1kg 정도씩 커피 벨트를 타고 아프리카, 동남아, 남미 등을 원두를 통해 간접 여행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라오스의 커피에 좀 빠져 있는데 기회가 되면 그 원두를 좀 소개할까 한다.


전문가 or 전문가인척 하는 사람들을 핸드 드립이든 더치를 내리던 계량과 측정에 통해 세세한 향과 맛을 컨트롤하려고 한다. 난 전문가 or 전문가인척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주로 눈대중을 활용하곤 한다. 주로 사무실에서 커피를 내려마시다 보니 내 장비를 다른 사람이 사용하여 내리기도 하는데 비슷해 보이게 내려도 정말 맛이 천차만별인 것이 정말 재미있고 그게 핸디 드립의 묘미인 거 같다. 에스프레소 머신도 사람에 따라 맛이 다르다고 하니 사람 손이 참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느끼지 않겠지만 적어도 내 주변의 커피를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커피 향에 대해서는 좋다고 하는 표현을 듣게 된다. 주로 좀 이른 시간에 출근해서 여유를 가지고 드립을 해서 한 잔 마시면 그 향에 끌려 발검음을 옮기는 동료들이 제법 있었다. 그러면 자연스레 나누고 대화를 하게 된다.


커피에 대한 얘기부터 업무에 대한 얘기까지... 커피는 나에게 굳이 많은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효과적으로 여러 부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쉽게 만들어가 가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러한 소소한 나눔은 사람들에게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그래서 좋은 원두를 찾아 나누는 그룹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맛있는 커피숖을 찾게 되면 소개하며 함께 마시는 그룹으로 발전되기도 했다. 항상 최상위의 원두의 커피를 마시지는 않기 때문에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결국 코와 눈을 통해서 관심이 생겨지고 입과 귀를 통해 처음을 관계가 시작되고 생각과 마음을 통해서 깊어지는 것이다. 커피는 이렇게 나에게 관계의 과정을 몸으로 느끼게 해 준 중요한 매개체이다.


요새 아주 관심이 가는 수동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는데 인연이 된다면 나에게 오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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