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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면…

by Dan Lee

용산에서 시작한 신혼

첫 번째 이사는 사당

그다음은 역삼

지금은 개포


2009년에 결혼에서 이렇게 삶은 터전을 옮겨서 지내고 있다.

사무실은 역삼, 서초, 판교, 동천, 논현으로 지금까지도 아주 어렵지는 않은 거리와 시간은 보낸 듯하다.


아내 역시 송파, 강남 지역에서 근무를 했어서 아이를 키우며 조금이라도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직장에 가까운 곳으로 주거지를 옮기게 되었다.

강남 막혀서 불편하지 않냐는 말을 듣고 하는데 강남을 오가는 부분에 막히기 때문에 살다 보면 생각보다 괜찮다.

그리고 대치동에서 어떻게 아이들이 학원 생활을 하는지도 눈으로 보게 되면 좀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모님의 지원 없이 맞벌이를 하게 되면 어떻게 하면 아이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올해 중2가 되어 제법 컸지만 어린이집,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아이를 기억해 보면 그 녀석 나름의 사회생활이 고달파 보이기도 했다.


지금 20 ~ 30대가 왜 출산을 기피하는지도 매우 공감이 가는 일이다.

회사에서 루틴이 깨지는 일이 발생을 하거나 부부 중 한 명이 아프거나 하면 매우 난감했던 기억이 많다.


원하는 주거지여서 옮겨온 것은 아니지만 지역 별로 특색이 있었고 나름의 장단점들이 있었다.

용산은 근무가 강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다시 강북으로 거처를 마련하게 된다면 다시 가고 싶은 동네이다.

사당은 자가이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교통이 좋은 점이 가장 괜찮았는데 지역이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역삼으로 와서는 정말 놀라운 정도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었다. 출퇴근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려도 40분 이내로 급한 일이 생겨도 안절부절할 일이 없었다.

개포는 역삼보다는 약간 시간이 추가되지만 커뮤니티 시설도 한몫을 하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환경이 삶의 만족도를 많이 높여 준다.


반포, 서초 등 핫한 곳이 있고 용산 살 때 자주 가게 된 여의도도 주거지로 선택해 보고 싶은 곳이다.


그런데 결국 선택은 지역이 주는 매력, 만족보다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지역을 선택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아이가 성인이 되고 독립하게 되면 진정으로 원하는 곳으로 터전을 이동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2달 살기를 하면서 세계를 돌아보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그 지역이 어디가 되든지 2달 정도 시간이 지나야 동네 슈퍼 사장이 얼굴도 익히고 식당이나 펍의 사장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당분간은 참고 살아야 하겠지만 가능한 시점에 2달 살기를 시작할 수 있는 나의 인생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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