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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 Lee Jul 20. 2019

망가진 조직을 회복시키기 - 03

마지막 편은 부서 운영에 대한 부분이다.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람에 따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눈높이가 너무나 달라서 생각보다 많이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었다. 수용할 수 있는 자율성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어렵긴 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크게 문제 되지 않도록 운영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리더와 부서원은 자주 대화하는가

리더와 부서원은 어떻게 대화하는가

부서원과 부서원은 자주 대화하는가

부서원과 부서원은 어떻게 대화하는가


근태

약속된 출근과 퇴근 시간이 지켜지는가

야근, 주말 근무 등의 불만이 있는가


연차

연차는 자유로운가


평가 & 보상

직급 및 직책이 공정하게 정의되어 있는가

성취에 대한 칭찬이 있는가

성과에 대한 포상이 있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가장 잘하기 어려운 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싶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해야 서로 좀 더 알 수 있게 된다. 사람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대화의 방식이 너무나 다 달라서 하나의 언어로 모든 사람과 동일하게 대화할 수 없다. 그 말은 같은 업무 지시를 해도 이해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예상하는 동일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다.


먼저 파트 리더를 세우고 그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때로는 그룹으로 때로는 개인으로 우선하고 싶어 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물론 내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는 말들도 있었지만 충분히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사업의 방향이 명확한지, 의사결정권자들을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등 크지도 않은 작은 회사에서 모든 상황과 정보가 잘 공유되지 않는 것을 답답해했다. 회사의 모든 상황을 여기에 기술할 수 없지만 우리는 대기업과 Startup의 구조를 모두 가지고 있는 재미있는 회사다. 그 당시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회사의 현황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매주 부서장 회의 결과를 그날이 넘기 전에 공유해 주었다. 상황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나 공유되지 않음에 대한 답답함은 사라졌다. 개인적으로 조직을 이끌면서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하게 만드는 게 가장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을 하는 부서이다 보니 기획, 디자인, 퍼블리싱, 프런트/ 백 엔드 이렇게 각 파트가 있다. 대화와 기록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어디나 그렇듯 상대를 힘들게 만들어 대화를 기피하게 만드는 친구들이 있다. 가능하면 자율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도록 지켜보는데 결국에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을 한다. 결정을 해줘야 하는 상황 가운데 가장 우리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결국 선택되지 못하는 사람이 남기 마련이다. 지켜보면 자주 선택되는 사람이 자주 선택이 된다. 업무적인 부분이 감정적으로 영향이 가능한 적게 가도록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흔히들 '까인다.'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이 것을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면 업무와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영향이 오기 때문이다. 표현에 부족함이 있거나 준비가 부족한 친구들에 대해서는 별도 개선점으로 공유해서 왜 상황이 자주 이렇게 되지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지를 점검해준다. 빨리 나아지는 경우도 있고 늘 비슷한 경우도 있고 개인의 역량이 많이 좌우하는 영역이다.


대화는 들어주는 사람의 자세에 따라 그 범위의 차이가 많게 된다. 그래서 모두에게 우선 들어주라는 주문을 했다. 어떠한 대화든 우선 다 듣고 논의해야 그나마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소모를 줄일 수 있게 해 준다. 부서원끼리는 서로 잘 들어주면 그다음은 서로 해결점을 찾아가는데 부서장의 경우는 결론은 내어주고 요청 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피드백을 전달해야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그 부분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작은 거라도 자신의 요청 사항에 대해 피드백이 없으면 특히 망가진 조직일 경우 다시 얘기하지 않는다.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도 혹시 내가 빠뜨린 것이 있나 낼 확인하려고 할 일 목록에 추가했다.


근태와 연차. 올 1월에 부서에 와보니 아주 자율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 나름 룰은 정해져 있는데 자유적인 것인지 마음대로 하는 것인지 크게 차이가 없었다. 보고나 관리가 없어도 될 만큼 그 자율성이 성숙되지 않아 있었다. 우선 현재 룰을 확인하고 정상적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점검해서 지켜지지 않는 부분을 고쳐 나갔다.


연차에 경우 자율성은 유지하되 보고 후 승인을 득하게 변경했다. 정말 마음대로 하던 친구는 불만이 있어 보였지만 룰을 정한 이후 현재까지 잘 진행이 되고 있다. 법정으로 정해진 기간은 자율적으로 일정을 잡게 했고 업무에 대해서는 동료들과 협의해서 서로 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주문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으나 내가 연차 사용에 대한 압박은 전혀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의 영역에서 열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


근태의 경우 탄력 근무제를 운영하다 보니 업무 상에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일단 오전에 8 ~ 10시 사이에 자율적인 출근을 하다 보니 오전 시간이 어수선했고 자연히 퇴근 시간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 보였다. 동료 간의 관계가 좋고 자연히 대화를 하니 업무를 집중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한동안은 지켜보다 출근 시간에 서로 배려하도록 정숙을 유지하자고 전달했고 오후에는 4 ~ 6시까지 업무 집중 시간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근태는 업무 집중과 관련이 아주 밀접해서 내부 룰이 있음에도 업무 결과를 보면 사람에 따라 차이가 많다. Software의 경우 테스트 단계에서 얼마나 Bug가 적은 가가 그 척도가 되는데 근태를 살펴보면 그 결과가 예상되고 거의 예상과 결과가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관리자의 몫으로 개인별로 맞춰서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래도 잘 듣고 따라와 주고 있어서 나아지고 있다.


9명이 움직이는데 성별, 나이, 경험, 경력, 실력, 성과 이런 부분이 모두 다르다. 파트 리더들도 리더지만 차이가 보이고 사람은 뽑을 때 급하게 뽑았고 검증도 한다고 해도 어렵겠지만 그 당시 검증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뽑다 보니 성과와 직급에 대해 정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첫 반기가 끝나고 COO에게 상반기 부서 성과 보고를 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서 세명을 승급시켰다. 19년도 연동 인상과 무관한 승급이었으나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것이 가장 큰 결실이었고 직급이 올라가고 복리 포인트가 올라가는 것도 작은 기쁨이 되었다. 이번 승급을 통해서 부서의 직급 체계가 부서원 모두가 좀 더 공감할 수 있도록 정리가 되었고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인력들도 다음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한 가지 더 스프린트 단위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때 리더와 부서원들이 평가하여 MVP를 선출해서 표창장, 상품권,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유치하지만 익살맞은 표창장과 금박지가 입혀진 초콜릿 메달, 한 끼 외식 정도 가능한 백화점 상품권. 금전적으로 크진 않지만 우리의 웃기고 재밌는 같이 격려하고 축하해주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칭찬과 포상.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적절하다면 어떤 것보다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운영 및 관리 요소라고 생각된다. 덜 객관적으로 접근해야 좀 더 효과가 나타난다는 어려움이 있는 부분이지만 조직이 운영된다면 반드시 필요한 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3편으로 나누어서 내가 상반기 동안 새로 받은 팀을 운영하면서 분석하고 개선한 점들을 정리해 보았다. 겨우 기본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생각되고 아직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글로 적어보니 나름 필요한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잘 터치했다는 생각이 들고 하반기 할 일이 눈에 들어온다. 이미 v 1.4가 시작되어서 또 다른 숙제를 해결해 가고 있는 중이다. 연말쯤 해서 한 해를 정리해 볼 수도 있을 수도 있겠다.


나에게도 글을 마무리하는 기쁨과 안도가 있다. 부끄럽지만 같이 봐주시는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끝으로, 우리 팀에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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