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를 보내고 우체국에서 배달 완료 문자는 진작에 도착했는데 입양 센터에서는 답이 없었다. 도착은 했는지, 복지사님이 확인은 하셨는지, 부족한 서류는 없는지, 가정 방문은 언제쯤 오시는 것인지 궁금한 것이 태산이었다.
‘복지사님, 서류 받으셨나요? 언제쯤 오실까요? 혹시 불시 방문부터 오시나요?’
가정 방문 중 1회는 불시 방문이라고 들어 계속 긴장하고 있던 터였다.
‘아니요, 서류 받았고 다 확인되면 연락드리고 방문하겠습니다. 먼저 방문을 기다리고 계시는 가정이 많습니다.’
‘네,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입양은 내 주변엔 나밖에 없는데, 태어나 한번도 입양아도 입양 부모도 만나본 적이 없는데,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가정이 왜 그리 많다는 것일까? 입양 구비 서류 중에는 입양 교육 수료증도 있었는데 그곳에도 사람들이 참 많았긴 하다. 기다려야 할 시간이 길어지는 게 아쉬우면서도 입양 가정이 많다는 건 안심이 되었다. 나만 걸어가는 길은 아닌 것 같아 그랬을까?
이 기다림의 끝에는 약속을 잡고 한 번, 불시에 한 번, 총 두 번의 가정 방문이 먼저 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또 아이를 만날 때까지의 기다림. 복지사님은 6개월을 넘기지는 않을 거라고 하셨지만, 그 시간도 내겐 너무 길었다. 게다가 법원 허가가 날 때까지는 아이를 집에 데려오지 못할테니 실제로 아이를 집에 데려오려면 반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한다. 입양은 기다림이라고 하던 입양 카페의 글들이 무슨 말인지 이제야 실감이 났다. 서류를 작성하고 준비하는 동안은 그나마 뭐라도 하고 있는 게 있으니 잘 몰랐었는데 막상 이제 손놓고 기다리라니 좀이 쑤셨다.
우리는 이 기간을 아이를 임신해 낳는 10개월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 지금부터 내가 너를 품고 낳아줄게, 널 배로 낳았어도 그 시간은 기다려주었을테니까. 우리가 널 만나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고, 엉뚱한 곳에서 헤매느라 늦었으니, 널 그정도는 기다려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