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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롤 May 26. 2019

13. 마음은 나보다 똑똑하다.

연달아 사흘이 넘게 새벽 5시 기상을 실패했다. 4시 55분 알람을 맞춰두었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일어나야 하는데, 라고 연달아 생각하면서 2-30분에 한 번씩 시계를 보면서 7시까지 누가 시키지도 않은 눈치잠을 잤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그냥 편하게 자버릴까, 하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새벽 5시 기상을 포기하자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완전히 내려놓기도 어려웠다. 


  유튜브에서 시간 관리하기, 새벽 5시에 일어나는 법 등의 짧은 영상들을 자투리 시간마다 틀어두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여전히 10시에 잠이 들고, 수면의 질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잠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이건 감정, 마음의 문제였다. 


  어떤 유튜버가 하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무엇보다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해요." 


  나는 나름대로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할 이유를 분명히 세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지지 않는 건, 마음의 문제를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그런 분위기도 마땅치 않았다. 미라클 모닝을 접하고 나서,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쓸 시간은 주어졌지만, 글을 쓸 능력도 주어진 건 아니었다. 글이 써지지 않았다. 새벽같이 일어나 컴퓨터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으니, 답답했다. 막막했다. 이게 새벽 댓바람부터 뭐하는 짓인가 싶다. 이럴 바에야 운동이나 하자 싶어, 계단오르기를 하고 온다.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운동이 미라클 모닝의 중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려고 일찍 일어난 게 아니다. 글을 쓰고 싶어 일어난 것이다. 글이 써지지 않으니, 아침에 일어나기 싫다.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며 답답해하는 상황에서 도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자기보호적 본능을 발휘해 아침에 일어나지 못한다. 마음은 나보다 똑똑했다. 상황의 변화가 필요하다.


  일단, 글이 써지지 않으면 글쓰기와 관련된 책이라도 읽기로 했다. 내가 원하는 만큼 일이 잘 안풀리고 있다면 그건 내가 모르는 게 있어서이기 때문이다. 함께 배워가야 한다. 그리고 글쓰기 근육을 기르기 위한 책을 서점에서 한 권 구입했다. 책이 시키는 대로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쓰는 것을 아침의 시작으로 삼는다. 내가 원하는 글이 써지지 않는다면, 글쓰기의 근육이라도 키워두자. 


  이런 마음을 정리해두고 나서 일요일 밤 10시에 어김 없이 잠이 들었다. 결과는 어떠하겠는가. 그렇다. 나는 네 시 반 알람이 울리기 전에 침대에서 나왔다. 한참 글을 쓰고 있는데, 4시 55분 알람이 울렸다. 내가 나를 이겨냈다는 성장의 기운이 올라온다. 



  

  혹시 자신의  미라클 모닝이 흔들리기 시작했나요. 목표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기를 권합니다. 혹시 저처럼 자신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될까봐 도피하는 것은 아닌지요? 다시 목표를 수정하거나, 목표 사이에 작은 층계를 만들어 쉬운 목표들을 이루며 큰 목표에 도달하도록 계획을 조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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