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어쩌면...
요즘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떠나려고 노력한다.
언제나 국제선에 익숙했던 나에겐,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는 또 새롭다.
공항.
누구나 설레고 기대에 가득한 표정으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나는
나를 위한 여행이란 것으로,
여행을 준비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아마도 참 드물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섬(Island), 제주도.
그곳에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나만의 여행을 시작해본다.
공항 3층 출발층에 도착해,
밝은 표정으로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다 보니,
영화 '러브 액추얼리(Love Actually)'의 첫 장면에서, 휴 그랜트(Hugh Grant)가 낭독해주는 공항의 모습이 순간 스쳐 지나갔다.
나는 행복한 사람들의 틈을 지나, 탑승구 2번 게이트로 향한다.
탑승구가 1번부터 20번까지.
생각보다 많은 탑승구를 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란 나라를 만나고 또 추억을 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여행.
한국 여행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의 시작이기도 하다
좁은 기내 복도를 지나, 나를 기다려 준 창가의 3A석에 앉는다.
어느 하늘이나 비슷할 텐데
오늘은 나의 기분 탓인지, 구름도 하늘빛도 더 평온함을 품은 것 같다.
제주, 그곳에 가고 싶다 했는데...
무엇인가 푸르고 상쾌한 이 느낌이 제주일까?
시작부터 기분이 좋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 인을 하고,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함덕해수욕장 해변을 걸어보았다.
멀지 않은 곳에 서우봉이 보이고, 바닷바람이 가볍게 귓가를 스친다.
해변의 모래 위를 걷는 그 느낌, 또 서우봉으로 오르는 산 길을 걷는 그 느낌,
발가락 사이로 모래알의 질감과 발바닥으로 전달되는 서우봉 산길.
서우봉에서 보이는 해변과 저녁노을.
노을이 지는 해변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의 안정과 평온함을 전해주는 것 같다.
해변가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과 에그 베네딕트(Egg benedict)를 주문하고,
시원하게 시야가 확보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심플하지만 입안을 즐겁게 해주는 아메리카노와 적절히 잘 삶아진 수란, 베이컨, 잉글리시 머핀의 조화가 이 밤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
오늘의 시간, 지금의 모든 순간.
추억이 되고 기억이 되는 것들.
이 모든 시간과 공간.
나는 무엇으로 채워왔고 또 채워가며 삶을 살아내게 될까.
삶이란.
어쩌면,
잠시 여행이 아닐까.
By Dan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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