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상담에 지친 분들일수록, 채팅상담을 쉽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은 반대인데 말이죠.
전화상담은 상대의 말투, 억양, 어조, 숨소리, 톤 등에서 상대방의 분노 단계나 답답함 상태를 유추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채팅상담은 텍스트일 뿐이니 직접적인 욕설이나 요청이 없는 이상에는 시그널을 감지하기가 힘들죠.
그리고 적극적으로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도 전달하기가 힘들어서 라포형성이라는 개념을 적용시키기가 어려운 채널이 바로 채팅 채널입니다.
여기까지는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텍스트의 향연인 채팅상당메서 언제 어떻게 선제적인 감수성을 나타낼 수 있는지 의문을 품으실 수 있습니다.
이해하시기 쉽게 예시로 풀어보겠습니다.
G라는 가상의 고객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은 고객이 직접적으로 전화를 달라고 요청하지 않는 이상에는 전화(아웃바운드)를 나가지 않는다는 정책이 있습니다.
자, 여기 문의가 인입되었습니다.
제가 시각 장애인이라 지금 친구가 대신 잠깐 채팅을 보내주고 있거든요 OOO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러는데 답변을 지금 말고 X월 X일에 받을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제가 70대 노인인데 △△△이 안 돼요. 채팅하는 것도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빨간색으로 조리된 음식이라 처음엔 몰랐는데 음식에서 비닐조각 같은 게 계속 나와요. 지금 아이가 몇 개 먹은 상태라서 너무 당혹스럽습니다. (이후 5분간 무응답 상태)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답변하실 수 있을까요?
위의 세 분들은 '직접적으로 전화를 달라고 요청'한 게 아니니 채팅으로 답변을 나가면 될까요?
직접적으로 전화를 달라는 워딩은 없지만 상황이나 문의자의 케이스 자체가 채팅상담을 통해 원활한 상담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신 분들로 보이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고객이 먼저 말하지 않더라도 채팅상담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우리가 먼저,
전화로 안내해 드리겠다는 응대가 진행된다면 그게 바로 CX에 세 걸음 다가가는 것이 되겠죠.
관리자나 고객사가 '직접적으로 전화요청'이라는 공지를 했다고 해서,
그저 무작정 따르기만 해서는 CS업계의 처우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케이스도 인입되고 있으니 프로세스 기준을 완화하거나 재정립하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정말 CX를 이해하고 행동으로 실행하는 프로라고 볼 수 있겠죠.
저러한 상황의 고객이 직접적으로 요청할 때까지 기다리고 나서야 이후에 연락을 드리는 것은 CS가 아니고 CX는 더더욱 아닙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그저 뒤처리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더 가깝겠죠.
모두가 나에게 협조해주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자신의 권한을 확장시키고 선제적으로 근무에 임한다면 분명 나중에 다가올 미래의 내 모습, 내 위치가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확신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미 고객센터에서 근무하시는 신입 분들이 계신다면 한번 시도해 보세요!
당신을 보는 눈이 달라져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