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색 Nov 15. 2018

그니까 왜 이 회사를 다니게 됐을까

운명의 데스티니

창작의 고통은 언제나 머리가 아프다 아니 사실 일을 하면 아프다. / ⓒ나




내가 일회용 패드를 쓴 지 어언... 네.


일회용 패드는 나만의 역사가 아니라 여자들의 역사다. 


내가 이렇게 여자의 그날에 대해, 일회용 패드에 대해, 여자 기능성 위생 팬티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하고 연구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이렇게 '여자의 그날을 위한 특별한 기능성 위생팬티를 만드는 회사' PR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으로서 일회용 패드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알아볼 필요는 있었다.


단순히 생각했을 때, 일회용 패드라는 개념의 물건은 천이였겠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부드러운 천이었을 테고, 더 부드러운 천으로 바뀌어졌을 테고, 참 우습지만 요즘 날처럼 일회용 패드에도 빈부격차를 느낄 수밖에 없었겠지.


이런 생각은 지나쳐서 오늘날 거의 모든 전 세계 여성들이 한 번씩은 착용해봤을, 착용하고 있을, 별 대안 없이 대부분 무조건 착용하고 있는 일회용 패드.





이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


이렇게 일반적이라 생각하며 쓰고 있는 최초의 일회용 패드는


1920년 킴벌리사가 판매하기 시작한 '코텍스'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패드는 1960년대 출시된 '크린패드'로 알려졌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패드(사실은 다른 이름이 있지만 상황상 패드라고 지칭하겠음)'라는 이름을 알린 건 1971년 출시된 유한킴벌리의 '코텍스'로 알려져 있고.


이때까지의 패드는 쉽게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몸에 묶는 끈이 달려있는 형태였다고 하니, 도대체 어떻게 사용했는지 의아할 뿐이다.


접착식으로 패드가 나오기 시작한 시기는 1975년이라고 한다. 


이 역시 유한킴벌리가 출시한 제품으로 'New freedom'이라는 카피로 나온 최초의 일회용 접착식 패드다. 


카피만으로도 생리 기간 여성들의 고충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이렇게 점차 업그레이드된 패드는 오늘날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접착식 날개형 흡수 잘 되는 일회용 패드의 모습을 갖췄고.



그리고 참으로 의아하지만 


1990년대 전에는 아니 정확히는 1995년 1월 1일 전에는 TV에서 일회용 패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하니 2018년인 지금 생각해봐도 우리가 생각보다 급진적으로 생각이 발전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구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맞는 말인 거 같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일회용 패드(사실은 진짜 다른 이름 있잖아.)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보여주지 않은 이런 세상에서 '여자의 그날을 흔히들 지칭하는 단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었으며 '일회용 패드'라는 말도 언급하는 게 예의가 아니었으며, 가게에서 일회용 패드를 사면 무조건 검은색 봉투에 담아주는 게 미덕으로, 당연한 일로 여겨져 왔던 거 아니겠는가. 


볼드모트야 뭐야.





그리고 요즘. 


이제 일회용 패드에 대한 생각은 더 업그레이드되고 단순 패드형을 벗어나서 탐폰, 땡땡컵, 특별한 기능성 위생팬티 등 모양, 소재, 형태가 다양한 패드 대체제가 탄생하고 있다.


생각보다 빠르게 급변한 생리대의 역사만큼 일회용 패드 대체제의 역사도 순식간에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로는 아직도 일회용 패드 대체제로 '탐폰' 정도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테니까.




그중 여자의 몸으로 대자연을 겪은 지 어언... 15년 차에 들어선 나는


당연히 일회용 패드도 오랫동안 사용해왔고, 캐리비안베이에 놀러 가서 예기치 못하게 시작한 그날을 위해 탐폰도 써봤고, 땡떙컵도 시도해봤고, 특별한 기능성 위생팬티까지 다다르며 다양한 여성용품을 섭렵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일회용 패드는 당연히 잘 알 것이고, 탐폰도 뭐 대부분 잘 알겠지만 그래도 설명하자면 질 안에 삽입해서 사용하는 여성용품으로 주로 탈지면, 가제, 스펀지 등으로 만들어진 여성용품이다. 


그리고 땡땡컵. 그래 여기부터는 나도 알게 된 지 얼마 안됐다. 


질 안에 삽입해서 질 분비물을 받아낼 수 있게끔 만들어진 게 바로 땡땡컵이다. 


마지막으로 그날에 패드 없이 입어도 되는 팬티.


이건 그냥 팬티인데 일회용 패드를 하지 않아도 특수 천으로 제작되어 여성의 질 분비물을 받아내 흡수시키는 원리로 완성된 속옷이다. 


진짜 그날, 이거 입고 있으면 걱정 없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 (물론 아주 약간의 걱정은 있겠지... 그래도 왠만해서는 OK)






어떤 형태의 여성용품이 좋고, 어떤 형태의 여성용품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그냥 세상에 엄청나게 많고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나에게 맞는 여성용품이 있을 것.


그중에서도 나는 특별한 기능성 위생팬티를 선택했고 감동했으며, 계속 애용하고 있는 중이다.


한 달에 한번. 


하지만 생각보다 자주. 


생각보다 오래 하는 그 기간을 편하고 깔끔하게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찾는 시간을 아까워할지 말지어다.



자.


이렇게 나는 특별한 기능성 위생팬티를 접했고, (나는 꽤나 수월하게 내 인생팬티로 임명했다.) 

신세계를 알게 됐고, 이 회사가 궁금했고, 이렇게 입사를 했고, PR을 담당하는 직책을 맡게 됐으며, 이렇게 사무실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됐다.


그래, 그래서 내가 이 회사에 다니게 된 거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