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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상의 기록 Feb 19. 2024

내 바탕화면은 늘 센텐드레

부다페스트 근교의 작은 마을

내 작은 노트북 바탕화면은 센텐드레로 고정되어 있다.

1. 2015년 10월 와이프 임신 6개월일 때 우리는 부다페스트행 티켓을 끊었다. 부다페스트로 고른 이유는 신혼여행 때 프라하라는 동유럽의 좋은 기억 때문이었다. (사실 물가영향도 무시 못했다) 해가 4시 반이면 어둑어둑해지는 해가 짧은 10월 말의 동유럽이라는 것만 빼면 부다페스트는 모든 것들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부다페스트 근교의 예술가 마을이었던 센텐드레. 현지 투어를 이용해서 한국인이라고는 우리밖에 없었다. (지금은 모르지만 그때 당시 센텐드레는 한국사람들이 많이 가는 여행지는 아니었다) 작은 예술가 마을에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날씨마저 좋아서 모든 마을 풍경이 한 장 한 장 지브리의 원화 같았다. 블로그 여러 후기들을 찾아보니 날씨가 좋지 못한 날에 방문한 사람들은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역시 여행은 날씨가 8할이다)


두 시간 정도면 마을을 다 둘러볼 정도로 작은 마을이었지만, 헝가리 여행하면 흔히들 가는 '국회의사당', '어부의 요새', '세체니 다리', '뉴욕 카페'보다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은 여행지로 남았다. 조용하게 걷기 좋은 작은 길들 과 아기자기한 집들, 마을을 끼고 흐르는 도나우강의 고즈넉한 물살까지 센텐드레의 조용하고 기분 좋은 기억은 몇 년 동안이나 내 책상 위 노트북의 바탕화면으로 남아서 켤 때마다 환기가 된다. 그때 강물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사진으로 남겼던 그 기분.. 브런치에서도 이어질까 싶어 그때 당시 찍었던 사진 몇 장을 올려본다.

구글 포토에 잠들어있던 그때 당시 갤럭시 노트3로 찍었던 센덴트레의 풍경들
내 바탕화면을 늘 차지하고 있는 센텐트레에서의 강변 풍경


2.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가여운 것들>이 얼마 있으면 개봉이다. 대부분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대표작을 떠오르면 < 더 랍스터>를 꼽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킬링디어>가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불쾌하고 기괴하지만 마치 내 목에 개목걸이를 하고 끌고 나가는 것 같은 흡입력 있는 이야기 주제, 요르고스 란티모스 영화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런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특히 킬링디어의 엔딩씬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엔딩씬에서 나오는 <요한 수난곡 BWV 245 Chorus: Herr, unser Herrscher>을 언젠가 내가 기획하는 광고의 음악으로 꼭 쓰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 장면에서 별 다른 감정을 못 느끼겠지만. 영화를 보면 이 엔딩 장면이 얼마나 무서운 장면인지 알게 될 것이다. (참고로 시각적으로 무서운 장면은 없다)

해당 엔딩 씬 보러가기 (유튜브에서 외부 재생을 막아놨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새 영화 <가여운 것들>도 그런 이유로 너무 기대가 되는데.. 이 영화도 불편하기로는 뭐 역대급이라고... 너무 기대가 된다. 그런데 찾아보니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리메이크한다고 나와있던데.. 이건 너무 뜬금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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