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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하 Mar 29. 2021

부정적인 뉴스 TURN OFF!

나를 위한 일 -1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오랜 팬이다. 실제 사건의 조명과 그것을 추적하는 다큐로서의 완성도가 출중한 프로그램이라, 무서워 하면서도 토요일 밤 11시 15분을 기다리곤 했다. 더불어 해외 미제 사건이나 실종된 사람들에 대한 스토리를 압축적으로 전달해주는 유튜브 채널도 자주 보았다. 아무도 모르게 증발된 사람들의 추적과 특정 가능한 용의자는 있으나 물증이 확실치 않아 잡지 못한 사건들 위주였다. 그러다 보니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나를 또 자극적인 영화 요약 리뷰로 이끌었다.


자극적인 소재의 작품들에 느끼는 안타까움이나 연민, 공포, 미궁으로 남은 사건에 대한 흥미 등의 감정들이 과연 나에게 유익할까를 곰곰이 생각한다. 불안만 가중시키는 건 아닐까. 나는 왜 보고 있는가. 과격한 영화의 리뷰를 보고 잔 어느 날은 꿈에서도 공포에 사로잡혀 새벽에 깨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에는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뉴스를 굳이 찾아보지 않으려 한다. 인터넷 뉴스에서 뽑는 자극에 자극을 더하는 매캐한 기사나 유튜브의 무서운 사건들에 대한 영상은 되도록 보지 않는다. 거기에 '그것이 알고 싶다'도 한달 넘게 보지 않고 있다. (사회적인 중요성이 몹시 큰 프로그램으로서, 팬심은 여전하다. 스쳐지나가는 객들이 "그 프로그램은 그냥 알고 싶다로 끝내더라. 결과가 없어."라는 볼멘 소리에 발끈하며 그 프로그램의 취지를 다시 짚어줄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여전히 그 프로를 애정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문제 제기를 통해 사회 반향, 그리고 결과적으로 해결을 추동하도록 하는 굉장한 사회적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식에 반응하고, 미디어든 뭐든 그 사실을 제대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왜 우리는 긍정적이고 행복한 소식보다 어둡고 끔찍한 소식에 더욱 반응할까?




사회가 진화하면서 인류의 뇌는 나쁜 일을 굳이 강렬하게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다. 좋아진 영양 덕분에 기억력도 좋아져 중요한 사건들은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생명을 위협할 맹수를 만날 일도 없고 독초에 노출될 일도 거의 없다. 다만 아직 우리의 뇌 속에는 '나쁜 일을 온몸으로 기억하는 본능'이 계륵처럼 남아서 우리를 힘들게 한다. - 사랑수업(윤홍균) 중



이건 선사시대부터 인간에게 자리한 생존 본능과 연결돼 있다. 야생 동물과 자연 재해 등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선사시대인들은 위험을 감지하는 요소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을 침해하는 사건들에 더욱 반응하게 돼 있던 것이다. 그러한 습성이 유전적으로 이어져 와서 현대 사회인 지금까지도 행복하고 안정된 것보다 불안한 것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한다.


더욱이 자극의 역치가 높아진 현대사회에서 잔잔바리의 미담보다는 격렬함으로 찢어지는 듯한 사건들이 일상을 파고들기에 적당한 듯도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을 내 삶 속으로 가져올 필요는 없다. 물론 부정적인 것들이 내게 올 새라 염려하고 두려워 한다면 그것도 문제가 된다. 무엇이든 적당한 것이 좋으며, 적당하고 유연하게 흘러가게 두어야 한다.



뭔가를 피하려는 욕구가 강하면 강할수록 그것을 갖게  위험은 더욱 커진다는 것은 분명해진다. (...) 삶에서 원치않는 일들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의 사념 에너지를 사로잡고 있는 펜듈럼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펜듈럼을 그냥 지나가게 하거나 멈추게 만드는 것이다.
* 펜듈럼: 어떤 집단의 생각이  방향으로 초점 맞추어지고,  결과로 각자의 사념 에너지합쳐진 하나의 흐름을 지칭
- 리얼리티 트랜서핑(바딤 젤란드)



싫어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에 과도한 에너지를 부여하면 되레 그것이 내게 온다는 것이다. 내 마음에 그것에 대한 공간을 넘실거리게 한다면 응당 좋지 않음은 분명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큰 일이 아닌양 흘려 보내는 것이다. 유연한 태도로 대하는 것이다.


마음이 부정적인 에너지가 가득차게 하지 않으려면 그러한 힌트가 될 만한 것들을 애써 찾아보지 않는 게 방법일 수 있다. 그래서 나를 위해서 좋은 것들로 마음을 넓히는 일들을 꾸준히 해보고 싶다.


자극적인 것들 대신 내 일상을 채우는 것이 차이코프스키나 슈만, 쇼팽 그리고 마티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네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아름다운 것을 찬미하고 친절하게 미소짓고 상대의 감정을 소중히 생각한다면, 내 일상에도 아름다운 일이 자연스레 찾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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