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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담도암] 24. 우리들의 평범한 주말

by 포크너 Feb 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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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다. 오전에 아내와 카페에 가서 책을 읽고, 자전거를 타고 호수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오후는 각자 약속이 있다. 아내는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고, 나도 고등학교 동창들과 송년회를 하기 위해 본가 동네에 갔다. 친구들을 만나기 전, 부모님 얼굴 보러 집에 들렀는데 마침 동생네도 오는 길이란다.


조카 다은이가 한창 재롱을 부린다. 먹긴 또 야무지게 잘 먹는다. 보고만 있어도 귀엽다. 


송년회 자리에서 충주에서 올라온 호제를 만났다. 얼마 전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아내와 나는 일요일 밤 충주까지 다녀왔다. 호제는 우리 집에 닥친 아버지(만 69세)의 담도암 소식을 듣더니 "우리 아빠도 폐암 3기 4기에서 8년 넘게 버텼다. 모든 일에는 기적이 있으니 힘내라."고 위로를 건넸다.


일요일에는 아내와 연천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옥녀봉 그리팅맨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시내로 내려와 짬뽕과 탕수육을 먹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내가 시아버지 좀 뵙자고 해서 본가로 향했다. 언젠가 아빠가 유튜브에서 봤다고 얘기한 동네 아울렛 식당가에서 파는 탕수육과 떡볶이, 붕어빵을 사서 갔다. 


엄마는 교회에 가서 없고, 셋은 식탁에 앉아 도란도란 분식을 나눠 먹었다. 아빠는 곧잘 잘 드셨고, 몸 상태는 괜찮아보였다. 우리는 아빠와 인사 후 집을 나섰다. 나른한 일요일 석양이 온몸을 감싼다.



2024. 12.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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