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9.(토)
집에 돌아와서 아내와 나는 말이 없었다.
둘 다 핸드폰만 부여잡고 담도암에 대해 검색했다.
예상한 것과 달리 더 심각했다.
5년 생존률 30%, 이마저도 전이된 상태에서는 1~3년.
10시가 되자 아내는 잠들었고,
나는 밤새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담도암이 뭔지 찾아봤고,
치료는 어떤 식으로 되는지 익혔다.
수술이냐 선항암이냐, 일반 항암제냐 면역 항암제냐 등등,
절박한 마음으로 읽으니 쏙쏙 들어왔다.
환우 카페에 가입해 동병상련 처지 사람들의 글을 읽었다.
댓글들까지 샅샅이 읽어봤고,
절망과 비통의 감정을 삼켰다.
큰일났구나...
새벽 4시, 눈 좀 붙이려 누웠지만 심란해 잠들 수 없다.
다시 환우카페에 접속해 읽고 또 읽었다.
직장인 커뮤니티에 '담도암', '담관암'으로 검색해 읽고 또 읽었다.
정말 큰일났구나...
아침 6시, 아내가 일어났다.
"밤새 잠 안 자더만."
본능적으로 의연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스케쥴대로 카페 가자. 밥 먹자."
아내가 끓는 물에 귀리를 타서 줬다.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 울지 말아야지 했는데 솟구쳤다.
두 손으로 눈을 틀어막았다.
아내가 다가오더니 나를 안았다.
그렇게 30초쯤 울었나...
나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이제 잘 대처하면 돼. 밥 먹자."
우리는 말 없이 평소처럼 카페로 갔고,
나는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를 마저 읽었다.
마음도 헛헛하고, 잠도 못 자서 글자가 통 들어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