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을 타보라는 그런 흔한 말
어느 날 K 님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용희 님, 승마 한번 해 보세요.”
“승마요?”
“네. 왠지 용희 님이랑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제, 제가요? 어, 어디 가요? K 님은 해보셨어요?”
“네. 저는 지난 학기에 한번 해봤었어요."
“어디서요?”
“제주대학교 승마 아카데미에 갔어요. 크게 비용 부담도 없고 한 번 경험해 보기 좋더라고요.”
“전 승마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요.”
“승마가 진짜 좋은 운동이에요. 코어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세도 바르게 되고 잔근육이 많이 생겨서 몸매도 예뻐지고요.“
“어머, 정말요?”
"그리고 제가 어디서 들었는데 말이 워낙 인간과 교감을 잘하는 동물이라 ADHD와 같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ADHD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교감이 좀 어렵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말들이 워낙 교감이 잘 돼서 치료목적으로 승마를 활용한대요.”
“말이랑 교감을 한다고요? 푸들이 교감을 잘한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옆집 푸들 보니까 푸들도 푸들 나름이더라고요. 말은 좀 다른가요?”
“뭐. 치료에 이용될 정도면 교감 능력이 다르겠죠? 확실히 저는 자세도 펴지고 좋던데요.”
“그럼 K 님은 다음 학기에 신청하실 거예요?”
“네. 저는 신청할 거예요. 용희 님도 같이하실래요?”
어차피 뭐, 운동 한 가지는 하는 게 좋으니까, 이참에 승마에 도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네. 저도 한번 해볼게요. K 님 가실 때 저도 같이 가요.”
나는 그렇게 K 님과 승마 아카데미에 등록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하지만 2월 수강 신청 기간이 다 되어도 K 님에게선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 느낌상 수강 신청 기간인 것 같아 K 님께 연락해 보았다.
“K님, 지난번에 승마 아카데미 가기로 했었잖아요. 혹시 등록하셨어요.”
“아이고. 제가 갑자기 허리를 다쳐서 아무래도 이번에는 승마 아카데미 못 갈 것 같아요. 용희 님이 한번 가보세요.”
"네? 저 혼자요?"
나는 그렇게 믿었던 K 님 없이 승마 아카데미에 등록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승마 아카데미는 지역주민에게 인기가 많아 수강 신청이 금방 마감된다고 한다. 나는 운 좋게 마지막 한자리가 남아 있는 수요일 입문반 수강 신청에 성공했다.
‘뭐,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인가 보지. 말 탈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