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치열한 승마대회
어느 날 수업이 끝나고 제임스 선생님이 말했다.
“이번 토요일과 일요일에 여기서 승마대회가 있는데 구경 오실 분들은 오세요.”
“승마대회라고요? 몇 시에 오면 돼요?”
“아침부터 계속 대회가 있으니까 아무 때나 오셔도 돼요.”
‘승마 대회라니 엄청 신기하잖아.’
나는 토요일과 일요일 경기를 모두 구경하기로 했다.
이때 있었던 경기는 '전도 장애물 승마대회'로 제주시 승마협회가 주최하고 체육회가 후원하는 대회였다. 나는 평생 처음 보는 승마대회가 정말 신기했다.
경기의 참가자는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했고, 어리다고 못 타지도 어른이라고 잘 타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계급장 떼고 실력과 실력으로 붙었다. 나중에 선생님께 여쭤보니, 초, 중, 고 다 따로 우승자를 뽑는 데 참가자가 많지 않으면 고등부와 일반부를 묶어서 우승자를 가리기도 한다고 하셨다.
승마대회를 보고 있자니, 선수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말 컨디션도 좋아야 하고, 그날의 운도 좀 따라 줘야 하는 것 같았다. 경기장은 야외였는데, 봄이 한창인데도 굉장히 넓고 추웠다. 나는 토요일 선생님이 출전하는 '80cm 장애물' 경기와 일요일 '소년체전 선발전 장애물 2 Round' 및 '90cm 장애물' 경기를 관람했다.
“아휴, 저 너무 떨려요.” 토요일 경기장에서 만난 제임스 선생님이 말했다.
“에이 거짓말. 잘하실 거면서.”
나는 승마대회가 처음이라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아무 말이나 했다. 사실 그때의 나는 나만 말을 무서워하는 줄 알았고, 말에 익숙한 선수들은 말이 하나도 무섭지 않은 줄 알았다.
그 뒤 긴박하게 진행되는 경기 양상을 보면서 처음에 선생님께 한 말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좀 더 기운 나는 멋진 말을 해 드릴 걸.’
토요일 선생님의 경기는 잘 안 풀렸다. 선생님은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고, 이날 많은 기수가 말에서 떨어졌다. 말들은 경기장에서도 아무 방향으로 날뛰었다. 때론 말이 정말 잘 뛴 것처럼 보였는데, 가다가 계속 장애물에 걸리기도 했다. 그때 알았다.
'선수들도 무서운데 그 모든 걸 참고 여기서 뛰는 거란 걸.'
정말 그 용기가 감탄스러웠다.
다음 날인 일요일에 펼쳐진 경기는 더 치열했다. 특히 '소년체전 선발전 장애물 2 Round'는 상상 초월이었다. 원래 이 경기는 보려고 본 게 아니고, 다음 경기인 '90cm 장애물' 경기에 제임스 선생님이 출전하시는 데 '소년체전 선발전'이 길어지는 바람에 강제로 관람하게 된 것이었다.
나는 이 경기를 보고 승마가 어떤 스포츠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승마는 처음에 빨리 시작해서 장애물을 잘 넘는다고 해서 마지막에 꼭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아니었다. 서둘다 넘어지면 낙마해서 바닥에 구르고, 천천히 차분하게 하면 시간 기록이 절대 안 나왔다. 한 번은 1위를 기록하고 있던 선수가 마음이 너무 급한 나머지 장애물을 빠르게 넘어가려는 데, 말의 발목에 장애물이 걸려, 말과 선수가 그대로 바닥으로 꼬꾸라졌다. 그 선수는 말보다 아래쪽으로 깔렸는데, 빠르게 벌떡 일어나서 아파하는 대신 말을 먼저 진정시켰다. 나는 지금 내 눈앞에 무슨 광경이 펼쳐지는 건지,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뭐야. 승마가 원래 이렇게 위험한 거였어? 원래 귀족 스포츠 아니야?"
마음을 졸이며 선수를 지켜보고 있는데 다행히 그 선수는 다치지 않았다고 했고, 1위는 다른 선수에게 넘어갔다. 관중석 뒤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한 번 여기서 저런 적 있잖아. 그 뒤로 경기 나올 때마다 넘어진 생각이 나서 겁먹어서 잘 안 되더라고."
나는 경기를 보기 전까지는 꿈에도 몰랐었지만, 선수들은 두려워도 경기장에 섰으며, 자기 컨디션, 말의 컨디션, 말 컨트롤의 속도와 정확성, 그 모든 걸 극복하는 사람이 결국 오늘 경기의 승리자가 되는 구조였다.
'뭐야. 승마가 원래 이렇게 섬세한 스포츠였어?'
생각하고 있는 사이, '소년체전 선발전'의 1위가 발표되었고, 발표와 동시에 뒤에서 응원하던 어머니 한 분이 감격해서 울었다. 그분이 1위 선수의 어머니인 것 같았다. 선수는 발표를 듣고 관중석으로 왔다. 나는 이전 경기를 못 봤지만, 선수가 어머니에게 아까 말에서 떨어질 때 팔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병원에 가야겠네.” 눈물을 흘리던, 선수의 어머니가 말했다.
“지금 제대 병원에 가보려고요.” 아이는 꽤 어른스럽게 말했다.
무슨 표정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이 제임스 선생님이 출전하는 90cm 장애물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빠르게 끝났다. 제임스 선생님은 오늘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선생님 오늘 참 수고 많으셨어요.”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제임스 선생님께 내가 말했다. 선생님 표정을 보니 표정이 어두웠고, 머쓱한 선생님은 내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좋은 말은 제자들이 타고, 저는 좀 까다로운 말을 만났어요. 장애물이 좀 높기도 했지만 제가 탄 말은 3~4개월 전까지만 해도 들판에 있던 애예요.”
“선생님 야생마 타고 경기 나오기 있기 없기?”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선생님이 민망하지 않게 실없는 농담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선생님, 제가 선생님이 경기하시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는데요. 이따가 핸드폰으로 보내 드릴게요. 저 정말 많이 찍었어요.”
나는 열심히 찍은 사진을 선생님께 보냈다. 이윽고 선생님의 답장이 왔다.
“지금 뭘 찍으신 거죠?”
이상하게도 내가 찍은 사진들은 선생님이 말을 타고 장애물 앞에 서 있는 사진으로 나왔다. 빠르게 진행되는 장애물 승마 경기인만큼 아마 셔터를 말이 뛰는 것보다 조금 빨리 눌렀나 보다.
“말이 분명 달리고 있었는데 왜 서 있지? 이, 이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