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외승 나가기로 했어요.

by 김용희

갑자기 <덜커덩 선생님>이 개인적인 사유로 센터를 그만두셨다. 다들 좀 당황스러웠지만, 우리의 새로운 선생님은 <오늘의 선생님>이셔서 별다른 부담 없이 수업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가끔 덜커덩 선생님이 경기에 나갈 때 <오늘의 선생님> 우리를 가르쳐 주시곤 했었는데, 그래서인지 특별히 수업 적응 기간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덜커덩 선생님은 그냥 한번 타보라고 한 다음에 진도를 막 빼는 스타일인데 이 선생님은 다르다. 그렇지?"


수업이 끝난 후, 미자 언니가 말했다.


"네. 그러네요. 기초부터 꼼꼼히 가르쳐 주셔서 저는 좋아요."


"자기랑은 스타일이 더 잘 맞을 수도 있어."


사실 언니 말이 맞는 것도 같다. 오늘의 선생님으로 바뀐 다음에 나의 말 타는 실력이 조금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 수업을 듣다 보니, 내 허리에 문제가 좀 있다는 걸 깨달았고, 코어를 세우는 연습을 집에서 하면서 조금씩 자신감도 되찾고 있다.


"용희 선생님은 마음만 열면 잘 탈 수 있을 거예요."


수업이 끝나고, 자세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시면서 <오늘의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마음이 열린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 혹시 허리가 서면 자신감도 더 생기는 걸까?'


나는 앞으로 말을 더 타면서 자신에 대해 탐구해 보기로 했다.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외승 프로그램이 있는데, 자부담 비용을 좀 내면 외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룹 외승이 가능한데, 야외에서 가을 경치 감상하면서 기좌와 평보 연습하기 좋아요. 개인 메시지 주시면 연락처와 일정표 보내 드릴게요."


단톡방에 손연재 언니가 글을 남겼다. 언니는 이번 학기 우리 반에 새롭게 등장한 분으로 우리 반 잘 타시는 분 중 한 분이다.


'뭔데 뭔데. 외승이라니? 나 드디어 나갈 수 있는 건가?'


호기심에 나는 연재 언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저...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김용희이고요. 같이 수업 듣는 분홍헬멧이에요. 저 외승 일정 좀 궁금해요."


그간 나는 승마 헬멧을 따로 사지 않고 집에 있는 자전거 헬멧을 쓰고, 수업을 들었었는데... 혹시 이름만 말하면 내가 누군지 잘 모르실 것 같아 분홍헬멧이라고 소개했다. 연재 언니는 곧 외승 가능한 승마장 연락처와 문자를 보내주면서 내게 말했다.


"이미정 담당 선생님께 연락하시면 됩니다. 3번 타실 수 있어요. 다들 친절하고 좋아요."


이윽고 언니는 자신의 말 탄 뒷모습이 찍힌 사진을 한 장 보내주었는데, 높은 산과 노란 가을 들판 사이로 말을 타는 모습이 인상적인 사진이었다.


"오우야. 넘 멋지네요."


"외승하면 기좌 연습하기 좋아요. 시간 되시면 참여해 보세요. 강력 추천!"


"네, 감사해요!"


연재 언니 덕분에 우리 단톡방은 시끌시끌해졌다.


"이번에 같이 승마하시는 손연재 선생님께 받았는데, 나랑 신랑은 외승 신청하기로 했거든. 다들 같이할 거야?"


"오, 그렇군요. 저도 연락해 볼께요."


"매주 수요일 어때요?"


혜수 언니의 말에 나는 좋다고 답했다.


"저 돼요."


"우리도 되지요."


"혹시 저희도 할 수 있어요?"


아쉽게도 이번 학기 승마 아카데미에 등록 못 한 유진 씨가 말했다.


"외승 해주는 센터에 전화해서 이미정 선생님 통화해 봐. 7~8명 가능하다고 했어."


미자 언니가 답했다. 결국 우리는 단체로 수요일 5시에 외승을 하기로 했다.


"와, 신난다. 외승이라니!"


나는 실력이 좋아야 외승도 나가는 건 줄 알았었는데... 내 생각보다 외승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다. 비록 실력은 되지 않지만, 이 기회에 연재 언니 말대로 기좌 연습을 해서 실력을 늘려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처음 승마를 시작할 때 잘 타서 몽골 초원을 달려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는데, 드디어 내가 외승을 나가게 되다니... 지금, 이 현실은 꿈이 아닐까? 다음 주 수요일이 두근두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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