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굶으면 포도청 담도 뛰어넘는다‘ 속담도 무색하게
세 시간 굶었다고 뱃속에 자리 잡은 고약한 놈들이 울어 젖혀
벌컥 들이마신 냉수 몇 모금은 더 심한 뱃고동 소리로 놀래킨다.
인내의 한계가 고작 그것이냐고 혼잣말로 타박한들
생각 없이 하소연하는 그놈들이 알아들을 리도 없고.
시계 두어 번 본다고 시간이 두어 걸음 바삐 뛰어가는 것도 아니니
뱃속의 상거지 몇 놈들 입을 막아야만 글공부가 머릿속에 들어갈 것 같다.
침 튀기던 강사도 배가 고팠는지 서둘러 내려가고
책상 위 사각 도시락에 된장국 하나가 재빨리 놓였다.
목젖 꿀떡 한 번에 뚜껑 허겁지겁 열고 고기 한 점, 연어 한 젓갈, 가리비 한입
옅은 포만감에 아우성치던 놈들 잠잠해졌다.
알록달록 떡 두어 개 찍어 먹고
내려오는 눈꺼풀에 즐거움 중 으뜸이라는 식도락을 덮었다.
그림보다는 맛있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