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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던 날

by 대니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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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던 날


앞으로 가려 해도 보이지 않는 겨우 닿은 막다른 길

두 눈 뽑아 두리번거리다 옆걸음에 부딪힌 작은 그림자

부릅뜨면 보일까 두려워 곁눈질했다

비틀비틀 어른어른 쫓아가다 돌려 세운 길 끄트머리

눈감고 한발 두발 꾸욱 눌러 밟아 만져보는 퍼석퍼석 돌 무더기

두 발 앞세우면 길이 펴질까 또 옆눈질했다

가야 한다 내디딘 발끝 따라 살포시 부여쥔 한 조각


설렁설렁 한심한 게걸음 걷다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된 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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