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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니보이 Apr 12. 2022

코로나, 많이 아프긴 하다

목요일 저녁부터 근육통에다 온몸에 찬물 끼얹은듯한 느낌이 오길래 괜찮겠거니 생각하고 있다가 

다음날 오후 미열이 오르길래 신속 항원검사를 해봤다. 

'그렇지, 양성 나올 수밖에 없지'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코로나에 걸린 아이들, 부모들을 보니 증상이 없는 게 신기한 거지. 

병원 직원 열에 일곱이 앓았는데 나라고 용빼는 재주가 있겠는가. 

삼십 구도 찍히는 체온계를 보고 서둘러 일정을 옮겼다. 

남는 병실에 전해질 수액을 달고 올라가서 침대에 몸을 뉘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휴식인가? 

놀래킨 체온계


병원에서 주는 도시락 몇 끼를 먹고 사십팔 시간 정도 머무르다 월요일 아침 집으로 돌아갔다. 

후들거리는 다리에 알 수 없는 신열이 있었지만, 

엊그제 느꼈던 삼십 구도는 아니기에 찹찹한 이불을 깔고 끙끙 앓는 소리 몇 번에 잠들었다. 

짜요짜요는 맛있었다


절로 나는 신음에 흐르는 찬 땀방울 닦아가며 아픈 아이들을 진찰하고  

점심시간에 수액을 맞으며 늘어지는 몸을 일으켜 세우길 몇 차례, 

같이 일하는 동료 의사도 모두 코로나를 앓았거나 앓고 있고 

직원들도  코로나로 일주일 다 못채우고 출근하는 상황에 

사흘 쉬고 일한다 해도 힘들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래, 일할 수 있으면 덜 아픈 거지’ 

위안 삼아 하는 혼잣말이지만, 

집에 들어서면 아득해지는 정신에 다가오는 아침이 겁나기도 했다. 


십이일째, 파워 게이지는 팔십에서 구십 퍼센트 정도 채워져 있으니 그나마 다행인 오늘. 

털래털래 흔들리는 마음 챙겨서 내일을 살아보자.

올라오는 쓴 맛에 힘들었던 PAXLO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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